31일 유엔 최후통첩 임박…이란, 강경 무력시위 계속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독일 등이 제안한 ‘포괄적 인센티브안’에 대한 답변을 내놓은 이란이 국제사회를 자극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특별히 장문의 답변을 전달한 이란은 핵 개발을 고수한다는 발언들을 동시에 쏟아냈다. 또 대규모 군사 훈련을 통해 고성능 미사일 발사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플루토늄 생산에 필요한 물질인 중수 공장 개장식을 가졌다. 이러한 일련의 행보는 이란의 답변을 놓고 고심 중인 관계국들을 매우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이란 핵문제의 진행과정을 돌아보면, 유엔안보리 5개국과 독일 등은 이란에 ‘포괄적 인센티브안’이라는 최후의 ‘당근’을 제시하였으며 이란이 계속 답변을 유보하자 이달 말까지로 핵 활동 전면 중단 시한을 명기한 유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이란은 자신이 정한 시한인 지난 22일, 무려 25쪽에 달하는 장문의 답변을 공식 전달했다.

이란의 답변을 받은 관계국들은 내용을 보안에 부치며 면밀하고도 신중한 분석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관계국들의 종합적 평가가 제시되진 않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란의 답변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괄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언급을 통해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담았지만 가장 중요한 선결조건인 우라늄 농축 활동의 전면 중단은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란의 답변이 문제 해결의 전향적 계기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답변이 전달된 때로부터 이미 예견되었다. 이란 당국의 답변 전달에 앞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국가안보최고회의 의장은 국영 TV 연설을 통해 “이란은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며 “이란은 이란의 길을 갈 것이며 신의 의지가 그 길을 지켜 줄 것”이라고 천명했다.

신정 국가인 이란의 최고 종교 지도자의 이같은 발언은 이란의 내면적 결정을 함축한 것으로 풀이되었다. 이에 보조를 맞추어 이란 외무부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스텔스형 잠대지 미사일 실험발사 TV 방영

한편 이란은 19일부터 대규모 군사 훈련에 돌입했다. 이란 국영 TV는 27일, 걸프만에서 장거리 잠대지(潛對地) 미사일 발사 실험에 성공했음을 선전하였다. 잠수함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스텔스형 미사일 ‘사게브’이며 이란에서 자체 개발 생산한 것으로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 것으로 소개되었다.

20일에는 테헤란 남동쪽에 위치한 카샨 사막에서 이동 발사대를 이용한 사정 거리 80~250km의 단거리 미사일 실험 발사도 진행하였다. 이번 훈련은 해상은 물론 육군과 공군이 가세한 합동 훈련으로서 무인항공기와 낙하산 부대의 훈련도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전통적으로 미사일 강국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지난 4월, 유엔 안보리가 의장 성명을 통해 핵 활동 전면 중단을 촉구한 직후에도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해 최신식 미사일을 선보였다. 당시 발사된 신형 미사일 ‘누르(Nour)’는 일반 미사일과 달리 공격 목표와 범위 설정을 위한 별도의 통제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이목을 끌었다.

또 이란은 지난 26일, 중수 공장 개장식을 가졌다. 중수는 중수 원자로의 감속재로 사용되는 물질이며 중수로는 원자 폭탄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이 중수 공장에서 생산된 중수는 2009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40메가와트급 중수로에 공급될 예정이다. 국제 원자력기구는 이미 지난 2월 이 중수로의 건설 계획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중수 공장 개장식에 참석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란 국민은 이란이 쌓은 핵 기술을 ‘무력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연설하였다.

중, 러도 당황…미, 우방국과 독자행동 관측도

국제사회는 이란의 이러한 일련의 행보에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더욱이 관계국들이 이란의 답변에 대한 숙의에 들어간 상황에서 연일 터져 나오고 있는 돌출 행동과 자극적 미사일 발사 소식은, 이란이 국제사회를 향해 이른바 ‘결전’의 뜻을 내비치는 강경 무력 시위로 간주되고 있다.

이란의 군사 훈련 양상은 유엔 제재가 현실화되는 경우에 대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중동 석유 수송로를 차단함으로써 대반격을 가하는 전략에 기초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와 독일 등 관계국들이 이란의 답변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 속에서 이미 미국은 다음 수순의 제재 준비에 들어가 관계국들과 의견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각적인 제재를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이 포괄적 대화와 협상을 표명한 만큼 성급한 제재보다는 유연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의 자극적 행동들에 러시아와 중국조차 매우 당혹스러운 분위기이다. 미국은 만일 중국과 러시아가 계속해서 소극적 자세를 견지한다면 뜻을 같이 하는 다른 서방국들과 독자 행동도 고안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결의안의 최후 통첩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란의 강경 행보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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