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유럽대륙은 ‘북한인권 열기’ 속으로

▲ 지난해 12월 열린 ‘제2회 북한인권국제대회-서울’ ⓒ 데일리NK

이미 세계적 이슈가 된 북한인권 문제는 올해 유럽에서 점화된다. 첫 봉화를 올리는 곳은 벨기에의 브뤼셀이다.

미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22~23일(이하 현지시간) 양일간 브뤼셀에서 ‘북한인권국제대회’를 개최한다. 워싱턴과 서울에서 두 차례 열린 ‘북한인권국제대회’는 3회 브뤼셀 대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지난 해 12월 서울에서 열렸던 ‘북한인권국제대회’는 북한인권을 한국사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게 만든 계기가 됐다. 대회 이후 한국에서는 종교, 시민사회, 정치계에서 북한인권을 전면에 내세운 단체와 행사들이 다양하게 개최되고 있다.

또 북한인권과 관련한 국제적 연대를 이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전 세계 북한인권 NGO들과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계기를 마련, 폭넓은 협력의 장을 만들었다. 서울대회에 참가한 국내외 50여개 단체들은 대회 마지막 날 ‘서울선언’을 채택, ‘북한인권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유럽연합은 유엔인권위에서 지난 3년간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지난 해에는 유엔총회에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민주주의 의식의 성숙과 높은 인권의식을 자랑하는 유럽지역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어떤 해법들이 제시될지 사뭇 기대된다.

EU 의회 초청, 탈북자 청문회 열린다

<프리덤하우스> 북한담당 프로그램 지원부장 이용화 씨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제3회 북한인권국제대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이 부장은 워싱턴에서 국제대회 막바지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프리덤하우스> 이용화 부장 ⓒ 데일리NK

– 먼저 3회 북한인권국제대회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

브뤼셀 시간으로 3월 22, 23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다. 구체적 일정은 확정단계에 있다. 22일엔 크라운프라자 호텔에서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 북한인권단체들의 국제적 연대를 다지는 행사를 가지게 된다.

이 자리에서는 서울대회에서 상영됐던 다큐멘터리 ‘꽃동산’이 상영되고, 한국과 유럽의 북한인권단체들간 향후 공조방향과 북한인권개선 해법에 대해 논의한다.

23일에는 브뤼셀 의사당에서 젠트 이바니(Istvan Szent-Ivany, 헝가리) 유럽연합 의원의 주최로 청문회가 개최된다.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실상과 정치범수용소의 실태, 해외 합작 기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비인간적 대우 및 북한인권 참상에 대한 탈북자들의 증언이 이뤄진다.

이후 한국 대표들과 유럽의회 의원들, 전문가들이 모여 북한인권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회의를 개최한다. 다큐멘터리 ‘서울트레인’ 상영을 끝으로 행사는 막을 내린다.

– 브뤼셀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의미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아마 벨기에가 낯선 나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브뤼셀은 영국, 프랑스, 독일로 이어지는 TGV(떼제베) 열차의 정차 역으로 유럽으로 들어가는 거점 국가이다. 많은 정치적 견해들이 이곳을 통해 유럽지역으로 퍼져 나간다. 또한 유럽의회도 자리 잡고 있어 북한인권문제를 유럽지역에 공론화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 브뤼셀 대회가 워싱턴, 서울대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워싱턴과 서울대회에는 1천여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해 큰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유럽지역에서는 아직 북한인권문제가 생소하다. 대중에게 알리는 대규모 행사보다는 유럽의회 및 NGO 활동가들의 연대에 중점으로 두고 있다. 북한인권을 핵심적 사안으로 고민하는 사람들 간의 회의 성격을 더 강하게 띈다.

유럽대회, 北인권 개선 위한 실질적 방안 도출

– 대회를 준비하며 가장 주력한 부분은 무엇인가

북한인권문제는 작년 가을부터 세계적으로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UN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고, 서울대회를 통해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러다가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니냐, 이벤트성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냈다.

▲ 워싱턴 ‘제1회 북한인권국제대회’ ⓒ RFA

유럽대회는 규모가 크지 않는 대신 지금까지 모아진 관심을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유럽 각국의 핵심적 활동가들과 정치, 시민사회, 종교계 인사들이 모여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실질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제1,2회 대회가 북한인권문제를 국제적으로 이슈화 하는데 목적을 뒀다면, 3회 대회는 달성된 기반을 바탕으로 실질적 행동에 나설 준비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 서울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석 달간 한국에 체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대회를 마친 소감이 어떤가

우선 비교적 북한인권문제에 무관심했던 한국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데 의의를 둔다. 북한인권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하나로 분출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다만 준비기간이 짧아 밀도 있는 대화가 이뤄지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더 많은 한국 국민들에게 북한인권문제를 알리고 싶어 콘서트도 준비했지만 추운 날씨 때문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또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우리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한국 정부나 시민사회 단체에서 국제대회에 보이콧을 하고 나선 것이다.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조차 가질 수 없어 안타까웠다.

–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단체와 인사들을 소개해 달라

미국의 북한인권특사인 제이 레프코위츠 특사를 초청해 놓은 상태이고 스케줄 조정 중에 있다. 그 외 비팃 문탓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사이카 후미코 일본 대북인권대사도 초청해 놓은 상태다.

유럽 지역 NGO들로는 국경없는 인권회(Human Rights Without Frontiers), 프랑스 북한위원회(French Committee to Help the Population of North Korea),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lity Worldwide)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이외에도 프랑스 북한인권위원회 피에르 리굴로 위원장, 세계기독연대 엘리자베스 바사 국제담당 이사, 프리덤하우스 탐 말리아 사무부총장, 서울대회 준비위원회였던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한다.

특히 이튿날 탈북자 청문회는 젠트 이바니 의원이 직접 초청하는 것이라 유럽연합 의회 의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세 차례에 걸친 유엔인권위 북한인권결의안 채택과 유엔총회 차원에서의 결의안 통과에 유럽연합이 주도적으로 나섰다. 유럽지역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결의안 통과에는 유럽연합의 의장국가였던 영국이 주도적 역할을 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영국 이외 국가들 중에서도 북한인권에 관심이 많은 국가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일을 원한다면 북한 땅에 정의(正義)부터 세워야

최근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등 유럽 각 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이 국가들이 모여서 탈북자 문제를 논의할 기회가 없었다. EU에 파견된 각국 대사들을 초청해 탈북 난민정책의 현실과 실질적 대처 방안을 얘기하는 자리도 마련할 것이다.

또한 체코지역에는 북한과의 신발합작회사가 있다. 이곳의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비인간적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유럽 각국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압력을 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이다.

▲ 서울대회 마지막 날 열린 ‘북한인권개선콘서트’ ⓒ 데일리NK

– 북한인권운동 진영에서는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국 내에서 평가는 어떠한가?

부시 대통령이 특사를 임명한 시기가 언론에서 크게 보도하기 힘든 금요일 오후였다는 사실부터가 이 사안이 쉽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 미 행정부의 수뇌부들은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것을 드러냈을 때 상대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등이 자극받을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관계를 전담하는 국무부에 공식 대사까지 임명됐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현재 레프코위츠 특사는 각종 회의나 북한인권과 관련한 단체들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북한인권국제대회는 3회 대회로 막을 내린다. 프리덤하우스에는 향후 어떤 활동을 해갈 계획인가?

국제대회 이후 규모보다는 내용에 중점을 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하버드 대학이나 조지타운대학 등 대학가에서 세계 북한인권 활동가들을 초청한 특강을 개최할 예정이다.

4월에는 디펜스 포럼이 주도하는 북한인권주간에 동참할 계획이고, 5~6월 중에는 서울과 워싱턴에서 1년 간의 활동을 결산해보는 북한인권회의를 열려고 한다.

개인적 바램으로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세계인권기념일인 12월 10일에 맞춰 북한인권주간을 설정했으면 좋겠다. 날씨가 춥긴 하지만 이곳보다 더 추운 고통을 겪는 북한 주민을 생각한다는 마음으로 진행했으면 한다. 이런 행사를 통해 한국이 북한인권운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한국의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서울대회에서 느꼈지만 한국의 새로운 세대들이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다. 특정 세대 뿐 아니라 북한의 현실에 마음 아파하는 데일리NK 모든 독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수백만 명의 사람이 굶어죽었고, 지금도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에 의존하며, 특권층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독재사회와 통일을 이룰 수는 없다. 진정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의를 세우는 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북한 사회에 필요한 것은 그들의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아 주는 일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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