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위기설?…“北도발 충분히 대처 가능”

지난해 말부터 대남 압박을 강화해 온 북한이 최근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까지 보이며 한반도 ‘3월 위기설’이 부상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오는 3월이 6자회담에 따른 대북 경제·에너지지원이 중단되는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북한이 이때에 맞춰 대남·대미 압박용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 나오고 있다.

또한 현재 발사 움직임이 포착된 대포동 2호도 미국의 정책방향에 따라 발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등 북한이 3월을 기점으로 해서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극대화시키는 군사적 조치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북한 핵불능화 과정에 맞춰 지원됐던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과 관련 미국과 러시아가 이미 할당된 중유 20t의 지원을 완료했고, 중국도 3월 초에는 중유 20만t에 해당하는 발전설비 자재 지원을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

▶3월 초 대북지원 중단…北 반발 예상=한국과 일본의 지원도 각각 5만5천t, 20만t이 남아있지만, 한국은 지난해 12월 검증의정서 채택 실패 이후 사실상 지원을 중단한 상태고, 일본은 납치 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아예 지원을 유보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한국과 일본의 대북지원 지연을 빌미로 불능화 중단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8월 핵시설 원상복구 조치를 취한 것처럼 플루토늄 재처리 등 불능화 역행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은 “6자회담 결렬선언이나 핵불능화 중단선언, 핵실험 정도가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며 “새롭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핵무기 탑재기술 선언 정도인데 북한은 우선 오바마 행정부와의 관계개선에 무게를 둬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3일 북한이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대포동 2호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를 한국과 미국의 정보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 오바마 행정부를 대상으로 한 북한의 미사일 시위도 예상되고 있다.

군 정보당국은 대포동 2호 미사일이 실제로 발사되려면 1·2·3단계 로켓 조립, 발사대 장착, 액체연료 주입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발사는 1, 2개월 뒤에 가능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어 3월 발사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달 중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하고, 한미정상회담이 오는 4월 초 런던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정상회담 앞서 대남·대미 압박 가능성=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환석 연구위원은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오는 4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정상들에게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정치 일정을 봤을 때도 3월에 도발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다가오는 16일은 북한이의 최대 명절인 김정일의 생일이고, 3월 8일에는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열리며, 4월 15일에는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가 있다.

이와 관련 국회 정보위원회 한나라당측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에서 오는 3월 8일 대의원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다시 추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1998년에도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주석제를 폐지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선출하기 직전 군사강국 시위목적으로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북한은 ‘대남 전면 대결 태세 진입’ ‘정치군사합의 전면 무효화’ 선언 등 남북관계와 관련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NLL(서해 북방한계선) 해상이나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국지적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은 지금 단계적으로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다. 총참모부와 조평통 성명을 통해 말로 할 수 있는 최고위협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행동으로 옮길 차례”라며 “서해상에서의 미사일 발사나 NLL과 MDL에서의 군사적 위협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3월 위협은 있어도 위기는 없어=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북측의 위협이 있어도 과거와 같은 한반도 위기 정국이 조성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이나 미국 둘 다 북한의 ‘벼랑끝전술’ 패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말려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과거 1993년, 1998년에 북한에 말려들긴 했지만 이제는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퍼지고 있는 한반도 ‘3월 위기설’은 실체가 없는 북한의 심리전이기 때문에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됐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현재 북한 내 상황이 취약하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위기를 조장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벼랑끝전술을 통해 한반도에 일시적 긴장을 조성하고 오바마 정부에 관심을 끌려고 하는 그동안의 패턴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 팀장도 “북한의 어떤 도발 가능성을 두고 ‘3월 위기설’을 얘기하고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이를 믿을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오히려 위기설을 유포해 한국 정부를 약화시키는 동시에 대북정책을 바꾸려는 북한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금까지도 북한의 강경하고 공세적인 성명은 계속 있어 왔고, 핵실험 등 위기 상황도 있어왔다”며 “예전에도 여러 번 ‘위기설’이 있었지만 모두 실체가 없었다. 이에 대한 과도한 해석은 북한의 심리전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