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실무 기술팀 초청은 北 불능화 이행 의지”

▲ 미 국무부 성 김 한국과장과 함께 입국한 ‘불능화 기술팀’ 일행이 10일 오후 입국했다.ⓒ연합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핵전문가들로 구성된 ‘북핵 불능화 기술팀’을 이끌게 된 미 국무부 성 김(Sung Kim) 한국과장 일행이 10일 방한해 북핵 불능화 수준 및 대상 시설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들은 11일 평양에서 중.러 기술팀과 합류해 엿세 동안 북한 영변 핵시설 등을 방문해 북측 기술자들을 만나 핵시설 불능화 방법에 최종 합의할 방침이다.

김 한국과장은 이날 오후 미 국무부, 에너지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실무진 5~6명과 함께 외교부를 찾아 임성남 북핵기획단장을 만나 한국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불능화 기술팀’은 핵 보유국으로만 구성돼 한국은 기술팀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한국이 배제됐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을 감안해 한국을 배려하기 위해 방북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것 아니냐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북핵 불능화 수준과 시설 등에 대한 양국간 협의를 토대로 구체적 불능화 방안에 대해 우리 정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16~17일 열린 중국 선양(瀋陽)에서 열렸던 ‘비핵화 실무그룹회의’에서 참가국들은 불능화의 구체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상태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과 불능화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시설은 ▲핵연료봉 공장 ▲5MW 원자로 ▲재처리시설 등 3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 초기에 공사가 중단된 50MW 원자로와 200MW 원자로는 가동할 수 없는 시설이니 불능화할 필요가 없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불능화 방안에 대해선 플루토늄 생산 근원지인 원자로에 대해서는 제어봉의 구동장치를 제거하는 안을 북측에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처리시설과 핵 연료봉 공장 등도 이번에 한번 불능화하면 복원하는 일이 사실상 어려운 방안을 북측에 제기해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미.중.러 기술팀을 초청한 것은 이들이 제시할 불능화 방안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제어봉 구동 장치 파기 등 현재 거론되는 불능화 방안을 북한이 받아들일 경우 불능화의 의미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고 낙관적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3국 기술팀은 핵시설을 직접 보고 불능화의 세부 내역을 조정하는 일을 주로 하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북측이 미국이 중심이 된 기술팀에 핵시설을 공개한다는 태도를 볼 때 3국 기술팀과 북한 간 협의에서 불능화 방안에 대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럴 경우 다음주 중 열릴 예정인 6자회담에서 핵불능화 로드맵이 확정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세부 내용에서 북측이 보다 까다로운 불능화 절차를 고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13 합의 2단계 조치인 핵불능화 및 핵 프로그램 목록 신고에 앞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에 대한 구체적 입장 제시를 요구할 경우 불능화 진전은 요원해진다.

또한 북핵 불능화에 따른 비용분담 문제와 함께 불능화 방법과 누가 불능화를 진행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북측과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은 과거 구 소련권에서 핵시설을 폐기할 때 사용했던 ‘넌-루거 법안’을 적용하는 문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기술팀은 11일 승용차편으로 판문점을 통해 평양으로 들어가 중·러 기술진과 합류한다. 이들은 15일까지 핵시설이 있는 영변 등에서 현장활동을 한 뒤 15일 평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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