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속성 지도자 김정은 ‘유훈 카드’ 꺼내드나

북한이 김정일의 사망을 공식 발표한 19일은 김정은의 홀로서기가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김정일 시대의 종말은 곧 후계자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그동안 김정일의 그늘 속에서 후계 수업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의 불안정성을 예상하는 시각들도 있다. 그러나 김정일 유고에 따른 급변사태의 조짐은 현재로써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김정일 부재상황을 대비한 북한 내부의 위기 매뉴얼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북한 당국은 김정일 공백의 여파를 최소화 하면서 ‘추모 정국’을 김정은으로의 안정적인 권력 이양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에게 고함’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오늘 우리 혁명의 진두에는 김정은 동지께서 서 계신다”며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전매체들도 김정일의 사망 소식과 함께 군대와 인민들은 후계자 김정은의 영도를 받들 것을 맹세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인터뷰를 통해서도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김정은 동지께서 계시어 우리 혁명은 오늘도, 내일도 반드시 승리한다” 등을 강조하며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내부 결속을 꾀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당 대표자회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후계자로 공식화 됐지만 권력승계 과정이 김정일에 비해 짧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1인 지배체제를 가진 북한에서 아직 29세에 불과한 김정은이 북한의 노련한 지도부를 장악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지난해 이후 측근 세력들을 요직에 배치하고 실권을 쥐어주며 주요 간부들을 장악하는 과정을 밟아왔기 때문에 비교적 불안요소가 적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우선 김정일이 사용했던 ‘유훈통치'(생전에 남긴 훈계.교훈) 카드를 불가피하게 꺼내들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노(老)간부들을 상대로 자신의 권위를 스스로 세우기 힘들고, 주민들에게 통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을 앞세운 통치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정일이 김일성의 3년 탈상을 마친 97년까지 유훈통치를 실시한 것과 비교해 김정은이 어느 기간까지 이 같은 정책을 고수할 지도 관심사다.


다만 현재 김정은이 갖고 있는 직책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당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내년 4월 중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중요 직책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일이 국방위원장, 당 총비서, 최고사령관,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서 북한을 통치해 왔기 때문에 김정은도 순차적으로 직책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공언한 만큼 4월 15일(김일성 생일 100주년) 또는 4월 25일(조선인민군 창건 80주년)에는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대대적인 행사를 펼칠 것으로도 보인다.


결국 내년 상반기 동안 권력 엘리트에 대한 장악 여부와 주민들에 대한 통치력 입증을 통해 김정은 시대로의 안정적 이행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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