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북회동…核신고·日납치 논의될 듯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한 베이징(北京) 미∙북회동이 27일 오후 열릴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한 관리는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북한측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27일 오후 베이징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도 전날 김계관 부상과의 회동 계획을 확인했다.

힐 차관보는 26일 베이징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미 워싱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부상과 지체되고 있는 북한의 핵신고 문제를 중점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미 뉴욕의 북한대표부를 통해 힐 차관보의 중국 방문계획을 북한 측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동에선 북한의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제출할 핵 신고서 내용과 시기, 미국의 상응조치인 테러지원국 해제 등과 관련된 절차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증방법 및 검증절차, 핵 폐기 단계에 대한 절충도 기대된다.

이어 북∙일관계 개선을 위한 미·북간 논의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과 일본은 2∙13, 10∙3 합의에서 양국 정상화를 목표로 노력할 것을 약속했지만,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지금까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은 납치자 문제에 따른 자국내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대북지원 의무이행이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움직임에도 ‘先납치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북핵 협상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선 북한의 핵신고에 따른 상응조치인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실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일본의 보조가 필요하다. 따라서 미국은 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재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 고위 소식통은 지난 18~19일 워싱턴에서 열렸던 한∙미∙일 양자 및 3자협의의 목표 중 하나가 ‘북∙일 관계 개선’이었다고 밝힌바 있다. 따라서 이번 미∙북 수석대표 회동에서 힐 차관보는 김 부상에게 일본의 납치자 문제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전달하고 전향적인 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북한이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 등에 합의하는 등의 전향적 모습을 보인 것에 비춰볼 때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서도 ‘모종의 선택’을 결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적 실익을 중요시할 수 밖에 없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일본의 경제적 지원을 두고 저울질 할 가능성이 높다.

힐 차관보는 28일 베이징에 도착하는 일본 수석대표 사이키 아키다카(齊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에게 미∙북 협의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북한은 이번 베이징 회동을 마치고 북핵5자회담의 의장국인 중국에 핵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마무리 성격을 갖고 있는 이번 회동이 끝난 뒤에 협의 결과를 본국에 보고한 뒤, 중국에 핵신고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힐 차관보가 워싱턴에 복귀하는 시점이 다음달 2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은 빨라도 다음 주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해석된다.

한편, 북한이 중국에 핵신고서를 제출하면 미국은 이를 전후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북한은 공언한대로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고, 중국은 북한이 제출한 신고서를 참가국들에 회람시킨 뒤 최대한 신속하게 6자회담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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