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광산 버력 처리장서 노동자 4명 중장비에 치여 숨져

무산광산 채석장 주변에 ‘무산광산은 우리나라의 보배입니다’라는 글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함경북도 무산광산에서 버력(잡돌) 처리장 태풍피해 복구 작업에 동원됐던 노동자 4명이 현장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중장비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지난 18일 무산광산 버럭(버력) 처리장 복구 야간작업에 동원돼 일하던 노동자 4명이 일을 끝낸 뒤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갑자기 밀고 들어오는 박토기(셔블로더, shovel loader)에 맞아 즉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얼마 전 태풍피해를 입은 무산광산 박토 처리장에서 복구 작업에 동원된 노동자 4명은 밤교대 인원으로 나왔다가 야간작업을 끝낸 뒤 술을 마시고 현장에 잠들어 있던 중 아침에 교대하러 나온 박토기 운전공들에 의해 변을 당했다.

교대하러 나온 박토기 운전공들은 야간작업에 나왔던 이들이 이미 돌아간 줄로 알고 박토기에 올라 버력을 물고 밀고 나가다가 그 밑에서 잠들어 있던 노동자들까지 밀어버렸고, 결국 이에 4명 전원이 과다출혈로 현장에서 사망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산 측에서는 버력 처리장에 새벽 교대를 조직한 적 없다고 우기면서 사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사고를 당한 이들이 야간작업에 동원됐다가 새벽에 술을 마시고 잠든 것으로 현장증언이 나와 그 책임이 본인들에게 있다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유가족들은 이렇듯 광산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유가족들은 노동자들이 광산의 지시를 받고 일주일간 버력 처리장에 동원돼 일하다가 일어난 사고라고 주장하면서 광산 측과 실랑이를 벌이는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버력 처리장에 노동안전원이나 신호수도 없고, 아침에 일하러 나온 사람들이 앞서 일하던 이들로부터 작업 인수인계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이는 모두 현장관리를 제대로 못 한 광산 측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혁명의 2세인 전쟁 노병의 손자도 이번 사고로 사망했는데 현재 노병 할아버지는 원칙을 따져놓고 보면 광산이 잘못한 것이라면서 중앙당에 신소해서라도 광산 일군들의 되먹지 못한 사업 태도를 바꿔 놓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7일 함경북도 무산군에 사는 취재협력자를 통해 제10호 태풍 ‘하이삭’에 의한 폭우로 광산의 습식 정광장이 물에 잠기고 광산과 연결되는 다리 2개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