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동영상 본 여성들 보위부에 끌려가… ‘백 선생’ 언급에…

백종원의 쿠킹로그.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달 말 평안남도에서 한국의 외식사업가이자 요리연구가인 백종원의 동영상을 보고 이를 따라 음식을 만든 여성 3명이 긴급 체포돼 보위부에 끌려가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순천시의 여성 3명이 남조선의 백종원 요리 동영상을 몰래 시청하고 그대로 따라 요리 연습을 하다가 이것이 발각돼 9월 말 보위부에 긴급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시 안전부는 그동안 백종원의 요리 동영상을 지속적으로 시청해온 이 여성들이 국가명절인 9월 9일(정권수립일, 9·9절) 밤에도 동영상을 보고 음식을 만들어 동네 주민들과 나눠 먹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문제가 된 여성들은 모두 30대 초반의 간부 집 딸들이고 또 간부 집에 시집온 새색시들로, 그중 한 여성이 음식을 만들어 동네의 혼자 사는 옆집 할머니에게 드리면서 “백 선생이라는 사람의 음식 만들기 순서로 만든 것”이라고 말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는 설명이다.

옆집 할머니가 전해 받은 음식을 먹으려는 찰나에 지구반장이 이 집을 방문해 함께 음식을 먹었는데 이때 할머니의 입을 통해 “백 선생이 누구인지 그 사람의 음식 만드는 방법으로 이 음식을 만들었다고 한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안전부의 협력자였던 지구반장은 며칠 뒤 담당 안전원을 만난 자리에서 “요즘 수집된 자료가 없느냐”는 안전원의 물음에 “뭐 특별한 것은 없다. 동네에 새로 온 젊은 새색시가 백 선생이라는 사람의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을 먹어봤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구반장은 백 선생이 누군지도 몰랐고, 일부러 고발하려 한 것이 아니라 특별히 할 말이 없어 동네 주민들의 동향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새로 시집온 여성에 대해서도 우연히 말하게 된 것인데 이것이 사건화되고 말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결국에는 일이 커져 당사자인 여성과 함께 음식을 만든 여성들까지 모두 보위부의 가택수사를 받게 됐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백종원 요리 동영상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와 드라마 등 여러 영상물이 담긴 SD카드와 CD 7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여성들은 보위부에 긴급 체포됐고 이들이 가지고 있던 녹화기(영상 플레이어)와 TV, 손전화기(휴대전화) 등도 모조리 회수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보위부에서는 현재 영상들의 출처를 따지는 등 예심 중에 있다”며 “특히 영상물 중에는 남조선(한국)으로 간 월남도주자(탈북민)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담은 내용도 들어있어 더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은 모두 간부 가족들이고 힘이 있는 부모와 시부모들을 두고 있어서 돈이나 권력으로 문제가 해결될 조짐도 보이지만, 이것이 불가능하면 무조건 관리소(정치범수용소)행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