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만남 남동생 가족…“수령님 덕에 잘살았다”

26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1987년 납북된 ‘동진 27호’ 노성호, 진영호 씨가 ‘특수 이산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만났다.

22년만에 남한 누나 진곡순(56)씨를 만난 납북 어선 ‘동진 27호’ 선원 진영호(49)씨는 줄곧 담담한 표정인 채 대화는 주로 영호씨가 북한에서 결혼한 부인 안금순씨와 딸 선미씨가 이끌었다.

안 씨는 “아버지(고 김일성 주석을 가리킴)와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줘서 아무리 ‘고난의 행군’이라고 하더라도 걱정 없이 살았다”며 “아버지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잘 살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처음엔 긴장한 표정이었다가 한 시간쯤 지나자 대화에 동참한 영호씨는 “남한에서 나쁜 일을 저질러 경찰을 피해 배를 탔다”며 “남조선에 있었으면 장가나 가고 집이나 있겠느냐”고 부인과 마찬가지로 북쪽에서 잘 살고 있다는 식의 말을 했다.

상봉에서 영호씨 부인 안 씨가 “(영호씨가) 남자다워서 어렸을 때 주먹깨나 썼겠다”고 말하자 누나 곡순씨는 “영호가 어렸을 때 노래도 잘하고 성격도 좋아 사람들이 좋아했다”면서 “(동생을) 외롭지 않게 잘 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영호씨는 22세 아들과 19세 딸을 뒀으며 평안북도 박천군 박천읍에 살면서 섬유공장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 어부 노성호씨가 남한 누나 순호씨에게 “여기 와서 장가도 가고 대학도 나오고 이렇게 잘 살고 있다”면서도 “한 시도 고향 생각, 누나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하자 순호씨는 “옛날 모습 그대로네”라며 동생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남북 이산가족 추석 상봉 행사가 26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시작돼 남측 이산가족 97명이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 228명과 60여년 만에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