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합의 `2단계 카드’ 절반만 보여준 北

`북한은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단계 이행 카드의 절반만 보여줬다.’

16~17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개최된 6자회담 비핵화 실무회의를 지켜본 이들이 내린 대체적인 판단이다.

북한은 이번 회기에 외무성 군축평화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을 파견하고 나름대로 불능화 대상 시설 및 방법 등에 대한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6자무대에 내놓는 등 나름대로 성실히 임했다는 중평이다.

하지만 북한이 내 놓은 이른바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에서는 “북한이 숙제를 해온 것만 해도 어디냐”는 것이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측은 “나머지 5자가 생각하는 돌이키기 힘든 수준의 불능화와는 차이가 매우 크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북한은 이번 실무회의에서 신고 단계에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귀에 솔깃한 언급을 했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리근 북측 수석대표는 거기서 멈춰섰다.

문제 해결의 필요성은 수차례 강조하면서도 UEP의 존재를 시인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와 함께 북측은 이번 회기 첫날인 16일 오랜 요구인 경수로 문제를 거론, 타 참가국 대표들을 잠시 긴장시켰다. 하지만 실무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임을 감안한 때문인지 비핵화 이행의 조건으로 걸면서 그 문제를 의제화하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번 회기 중 북한은 참가국들에 비핵화 2단계 조치 이행을 지체하지는 않을 것이란 인상을 준 반면 UEP 해결과 불능화의 기술적 개념 정립 문제가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안겼다.

이번 회의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결국 북한이 불능화 단계 이행의 대가로 받을 정치.안보적 요구에 관한 논의가 어떤 식으로 되는지를 지켜본 뒤 행동에 나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불능화 단계 이행의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대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를 얻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 불능화 단계를 화끈하게 이행하겠다는게 북한의 속내란 얘기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가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에 뒤이어 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 달 초 열릴 6자 본회담에서 불능화의 방법을 포함한 2단계 이행 로드맵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관심은 자연스레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유럽의 제3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회의로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그 회의를 통해 자신이 바라는 정치.안보적 요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판단을 내리게된다면 불능화 이행은 물론 신고 관련 최대 현안인 UEP문제 해결에 더욱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연내 불능화를 이룩한다는 참가국들의 목표는 북.미 관계정상화 논의에 크게 좌우될 상황인 셈이다.

아울러 오는 28~30일 열릴 남북정상회담도 북한의 2단계 조치 이행 태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게 외교가의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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