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건설 들볶이는 지방 주민들의 불평불만에 “통제하라” 지시

자재·인력 쥐어짜기에 지방 간부들도 부정적…평안남도당 “체제 비방” 규정하며 상호감시·신고 요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월 18일 “우리 당의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가 펼친 번영과 부흥의 새 전기와 더불어 선진 문명을 체현한 대건축군의 웅자로 장관을 펼친 수도 평양의 화성지구에 복받은 인민의 기쁨이 끝없이 넘쳐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양시 건설에 들볶이는 지방의 주민들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자, 이를 강력하게 통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평양시 대규모 건설과 관련해 지방 주민들 속에서 ‘수도 꾸리기에 온 나라 자재와 노력을 다 쥐어 짜내 전국을 들볶는다’는 식의 불평과 부정적인 여론이 돌자 평안남도 당위원회가 이달 초 이를 강력하게 통제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도당은 앞서 일반 주민들뿐만 아니라 각급 단위의 간부들까지도 평양시 건설에 대해 불평불만하고 있다는 실태를 보고 받고, 이를 엄중히 지목하며 ‘체제 비방에 준하는 심각한 일탈’로 규정해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에 따르면, 평성시에서는 평양시 건설을 위해 돌격대로 나갈 인원을 대대적으로 모집하고도 모자라 최근에 또 모집에 나섰다.

문제는 돌격대에 대한 의식주 해결 및 지원 사업을 공장 등 각 연관 단위에서 도맡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방의 공장들은 청년들이 돌격대로 다 나가버리면 기계를 능숙히 다룰 줄 아는 노동자들이 부족해져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어 현장 간부들의 불평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수도 평양의 겉모습이 화려하게 바뀌는 동안 지방은 더욱 엉망진창이 돼 가고 있어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일꾼(간부)들의 불만 또한 임계점에 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도당은 “평양시 건설을 조국의 자랑으로 여기지 않는 자들, ‘어렵다’, ‘힘들다’며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자들을 철저히 상호 감시해 각급 당 조직과 담당 정보원(前 보위원)에게 적극적으로 신고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그런가 하면 도당은 이번 지시에서 “지방이 외부 자원과 지원에 기대지 말고 지방 자체의 자원으로 자기 지역 경제발전 과업을 무조건 결사 관철해야 한다”며 재차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이 같은 지시에 주민들과 간부들 속에서는 “평양시 건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지방 현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평양시 건설만 밀고 나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평성시의 한 행정일꾼은 평양에 번듯한 건물을 짓는다고 노력(인력)까지 지방에서 몽땅 털어가는 마당에 불만 한 마디 했다고 반동 취급을 하는 현실이 기가 막힌다는 볼멘소리를 했다”며 “지방에서는 지방 주민들은 수도의 번영을 위해 뼈를 갈아 넣는 노예나 다름없다는 불만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도당의 지시는 지방의 희생을 딛고 평양의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하려는 지도부의 모순된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한계에 다다른 지방 민심은 더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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