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통과한 중국 상품 유통은 여전히 개인이…민간 유통망 건재

수입 창구는 무역회사로 단일화됐지만 세관 통과 후 장마당에 넘기는 실질적 주체는 여전히 개인

평양 시내를 달리고 있는 써비차. /사진=데일리NK

북한의 대외무역의 주체가 개인 무역업자에서 무역회사 중심으로 재편됐지만, 세관을 통과해 반입된 상품의 북한 내 유통 과정에서는 여전히 개인 무역업자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혜산시 세관을 통해 의류와 신발 등 중국산 공산품이 대거 반입되고 있다. 이런 공산품의 수입 절차 자체는 무역회사가 주도하지만, 세관 검열을 마친 상품을 유통하는 실질적 주체는 개인 무역업자라는 전언이다.

과거에는 무역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 무역업자도 중국 측 대방과 직접 거래해 상품을 들여올 수 있었지만, 북한 당국이 세관을 통한 공식 무역을 확대하면서 개인이 독자적으로 상품을 들여오는 길이 사실상 차단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개인 무역업자들은 무역회사에 이름을 올리고 회사 직원 신분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입 자격이 있는 무역회사가 명의를 제공해 주면, 개인은 일정 수수료나 수익의 일부를 무역회사에 내는 식이다. 사실상 개인 무역업자가 무역회사라는 공식 조직 안으로 편입된 셈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개인 신분으로 활동했다면 지금은 무역회사 직원으로 활동한다는 점이 다르다”며 “외관상 형태는 달라졌지만 실제 돈을 대고 물건을 들여와 유통하는 것은 여전히 개인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상품 운송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써비구루마에 물건을 운반할 때 안전원이나 규찰대가 달라붙어 담배 한 갑이라도 받아냈는데, 지금은 무역회사 소속이라는 명분이 있으니 이전처럼 트집을 잡거나 단속할 건더기가 줄었다”고 했다. 무역회사 소속이라는 게 일종의 보호막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세관을 통해 들어온 상품은 평양을 비롯한 내륙 지역 장마당의 도·소매상들에게 넘겨져 유통·판매된다. 당국의 무역 통제 강화로 수입 창구는 무역회사로 단일화됐지만, 세관 통과 후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기존 개인 무역업자와 장마당 상인들을 중심으로 한 민간 유통망에 여전히 의존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국영 상점과 같은 공식 상업망에서 수입 물건 전량을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지금도 상당수 물건이 장마당 장사꾼들에게 넘어가고 있고, 그래서 장마당에서의 판매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간 상품 운송에 드는 비용은 과거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품목과 거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현재 짐 한 박스당 운송비는 2~3년 전보다 대체로 70~150위안가량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단가가 낮은 상품도 박스당 150위안 정도의 운송비가 들고, 고가 상품은 300~450위안까지 운송비가 붙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상승한 운송비는 최종 판매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수입 단가에 북한 내부 지역 간 운임까지 더해지면서 장마당 상인들이 값을 올려 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유통 구조 속에서 상인 간 양극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세관을 통해 상품을 들여온 개인 무역업자들은 북한 내 유통 단계에서 안정적인 이윤을 챙길 수 있는 반면, 장마당 소매 판매에 의존하는 상인들은 공식 상점과의 가격 경쟁까지 겹쳐 이윤을 남기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소식통은 “결국 돈이 있는 사람이 다시 돈을 버는 구조가 더 심해진 셈”이라며 “수입과 유통을 쥔 이들은 돈을 잘 벌지만, 일반 장마당 장사꾼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 예전보다 돈벌이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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