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반 정비 동원된 공장·기업소 노동자들 “기차 하늘로 달리나”

기존 자갈 모두 청소한 뒤 다시 깔라는 지시에 더해 노동자 1인당 새 자갈 1㎥ 마련 과제까지 부과

2016년 홍수 피해를 입은 회령시 학포-삼봉역 간 철로 보수 작업 중인 북한 주민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 인민위원회가 철도 노반을 정비한다며 공장·기업소 노동자들을 동원해 침목 사이사이의 자갈을 모두 걷어내고 다시 까는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동자 1명당 약 1.5톤에 달하는 새 자갈까지 마련하도록 해 과도하게 부담을 지운다는 불만이 나왔다는 전언이다.

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회령시 인민위원회가 지난달 26일 ‘철도는 나라의 동맥’이라며 시내 공장·기업소들에 노동자들을 동원해서 철도 노반 침목 사이의 기존 자갈을 전부 걷어내고, 그 아래 쌓인 오물을 제거한 뒤 다시 깔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시 인민위원회는 공장·기업소별로 정비할 담당 구간을 배정했으며, 이와 별개로 노동자 1명당 약 1.5톤에 달하는 새 자갈 1입방(1㎥)을 마련하라는 과제까지 부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 철도 노반 정비는 노동자들이 삽과 바께쯔(양동이)를 들고 나가 오물을 치우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노반에 깔린 기존 자갈들을 모두 걷어냈다가 청소한 뒤 다시 깔고, 여기에 새 자갈까지 보충하도록 하면서 작업량과 노동 강도가 대폭 늘어났다.

시 인민위원회는 이번 정비 결과를 공장·기업소 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단위 책임자들은 상부의 지적을 피하기 위해 작업 현장을 수시로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등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공장·기업소 간부들은 이번 지시가 내려진 뒤 노동자들이 그동안 철도 정비를 건성으로 해왔다며 이번 기회에 안일한 태도와 정신 상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노동자들을 강하게 압박했다고 한다.

그러자 노동자들은 실제 정비 목적보다 사람을 쥐어짜고 다그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강한 반발심을 드러냈다.

소식통은 “노동자들은 ‘자갈을 전부 들어내면 작업하는 동안 기차는 하늘로 다니라는 것이냐’고 비아냥거렸다”며 “노반 정비를 내세워 노동자들을 쥐 잡듯 몰아세운다는 불만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작업에 필요한 삽과 곡괭이, 자갈 운반용 구루마(수레)조차 각 공장·기업소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했다. 일부 단위에서는 1톤 이상의 짐을 실을 수 있는 구루마를 돈 주고 빌리기도 했는데, 임차 비용은 동원에 빠지는 대신 돈을 낸 노동자들이 나눠 부담했다.

결국 현장 작업에는 돈을 낼 여력이 안 되는 노동자들이 내몰렸다. 이들은 자갈 마련 과제에 더해 며칠씩 온종일 뙤약볕 아래에서 기존 자갈을 걷어내고 새 자갈을 운반해 까는 중노동까지 떠안으며 상당한 피로감과 불만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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