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서 시설농업 활성화로 장마당에 유통되는 채소와 과일의 종류와 물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높은 가격에도 소비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계층 간 소득 격차가 실감난다”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5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양 시내 장마당에는 비닐하우스(온실)에서 생산된 채소와 제철 과일이 대거 유통되고 있다. 과거보다 물량도 늘고 품목도 다양해졌는데, 특히나 눈에 띄는 점은 채소와 과일 가격이 상당히 높은데도 수요가 끊이지 않고 제때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요즘은 장마당에 나가 보면 남새(채소)와 과일이 산처럼 쌓여 있을 정도”라며 “가격은 입이 벌어질 정도지만, 계속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 대체 누가 그렇게 사 가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쌀과 같은 주식보다 채소와 과일 등 부식물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부담스럽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파 한 단(실파 한 묶음)만 사도 1만 원은 기본이고, 하루 먹을 남새만 사도 최소 3만 원 이상은 써야 한다”며 “예전에는 쌀값이 가장 부담이었다면 지금은 부식물값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생활비(월급)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평양 시내 장마당에 나온 주민들은 쌀보다 더 비싼 부식물을 거리낌없이 사는 이들을 보면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저렇게 사 가는 것이냐’며 부러움 반 의구심 반의 반응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 국가기관 종사자의 경우 직종에 따라 월 15~30만 원 수준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급을 정상적으로 받는다고 하더라도 부식물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기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고가의 채소와 과일을 망설임 없이 구매하는 이들의 정확한 소득원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은 북한 주민들의 먹거리 소비 패턴이 과거 주식 확보 중심에서 다양한 부식물 구매로 점차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부식물 구매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의 격차도 장마당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한쪽에서는 온실 남새와 과일을 일상적으로 사 먹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기본적인 주식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마당이 풍성해질수록 주민들은 오히려 생활 수준의 차이, 빈부격차를 더 깊이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대규모 온실농장 건설과 농업 생산 확대를 적극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식생활 개선을 선전하고 있다. 장마당에 다양한 채소와 과일이 공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이를 소비할 수 있는 구매력은 계층에 따라 갈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장마당 매대에 오르는 먹거리가 풍부해졌다는 것이 곧 모든 주민의 식생활 수준이 향상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장마당의 풍요 속에서 주민들은 계층 간 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뚜렷하게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