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중국 측에 전기자전거 생산을 주문하고 완제품을 들여가는 방식으로 내부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면서 국내에 관련 설비와 기술을 도입해 자체 전기자전거 브랜드 생산 기반을 구축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중국 전기자전거 생산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해 맞춤형 전기자전거 생산을 주문하고 이를 수입해 내부 공급을 늘리고 있다.
소식통은 “외부에서는 북한이 중국산 전기자전거를 그대로 수입하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북한 대외무역성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기관들이 중국 기업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요구하는 사양에 따라 제품 생산을 주문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산원가는 물론 디자인과 색상, 모터 출력, 배터리 용량, 최고속도, 주행거리까지 중국 업체와 일일이 협의한다”며 “사실상 북한 맞춤용 제품을 중국의 생산 시설에서 제작해 들여가는 형태”라고 부연했다.
실제 소식통이 제공한 중국 톈진양마과기유한공사(天津良馬科技有限公司)와 북한 간 계약 자료에는 전기자전거 모델별 규격과 모터 출력(400W·800W), 48V 30Ah 배터리, 최고속도(시속 35~50㎞), 주행거리(85~105㎞), 제동장치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었다.
일부 모델에는 근거리무선통신(NFC), 전자식 변속장치, USB 충전 기능 등도 포함돼 있었으며, 공급 가격은 대당 2160~2380 위안(한화 약 48~53만 원) 수준이었다.
소식통은 “한 번에 2만 대 이상의 제품이 포장돼 북한으로 출하된다”며 “현재로서는 중국에서 완제품을 받아 시장에 공급하는 형태지만, 북한 측은 향후 설비와 기술을 도입해 국내 자체 브랜드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단순히 중국에서 완제품을 들여가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과의 협력으로 북한 내 생산 시설을 갖추고 기술, 공장 운영 노하우, 품질관리 방법까지 습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북한이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의 합작 사업을 확대하면서 시설 투자와 기술 습득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자전거 생산 역시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내재화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초기에는 중국의 생산 역량을 활용하되 최종적으로는 북한 내 자체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자국 브랜드를 내건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주문 생산한 완제품 수입으로 시장성을 본 뒤 국산화를 추진하려는 북한 제조업 전략의 한 사례”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에 최근 북한에서는 전기자전거와 전기 오토바이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국영상점과 장마당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이런 이동수단은 휘발유를 쓰는 오토바이보다 연료비 부담이 적고 유지·관리가 비교적 쉽다는 점에서 갈수록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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