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최근 수인성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 대상 위생 관리와 방역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온 상승으로 감염병 발생 위험이 커지자 물 끓여 마시기를 강조하는 것은 물론, 세대별 위생 점검까지 꼼꼼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8일 함경북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회령시 질병예방통제소가 이달 초 도 보건국 지시에 따라 국경 지역 전반에 대한 위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인민반과 각 군부대에서도 위생 선전과 검열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3~4월 봄철위생월간 이후 위생방역에서의 긴장감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당국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5월 들어 두만강 유역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장티푸스와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 확산 우려가 커진 점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령시 질병예방통제소는 지난 2일에 시내 인민반들을 통해 ‘물을 끓여 마시자’라는 위생 선전을 대대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과 길거리에서 얼음이나 찬 음료, 냉면 등 끓이지 않은 물을 사용하는 음식의 판매가 제한·단속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물을 끓여 마시라는 요구는 주민들의 현실적인 생활 여건과 맞지 않아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땔감이 부족해 물을 끓이기 어려운 주민들은 우물물이나 강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시장과 길거리 상인들 역시 단속을 피해 가며 찬 음식을 계속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가 하면 주민들은 수도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고 정수 시설 또한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국가가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물을 끓여 마시라는 것만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식통은 “문제는 수돗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두만강물을 길어다 마시고 있기 때문 아니겠냐”며 “소독약 보급이나 정수 설비 개선과 같은 실질적인 대책 없이 단속만 반복되는 한 봄철 전염병 문제는 해마다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들도 이런 문제를 모두 인식하고 있다”며 “그래서 주민들은 알아서 잘 살고 있는데 왜 매번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선전과 검열을 반복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온다”고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당국의 위생방역 지침과 주민들의 현실적 불만 사이에 놓인 인민반장과 인민반 위생반장의 고충만 가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회령시 질병예방통제소가 장티푸스,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 예방을 위한 인민반의 역할을 강조하며 세대별 위생 점검 및 해설 사업을 압박함에 따라 인민반장과 위생반장들은 부담을 토로하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