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아프리카에 뿌리내린 북한 외화벌이 건설사업 현장(1)

북한은 국제 제재로 합법적인 수출과 외화 획득이 제한된 상황에서 외화를 벌기 위한 여러 방식을 찾아왔다. 그중 하나가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건축물과 기념비·조형물 등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사업은 평양에 본부를 둔 만수대해외개발회사라는 기관을 통해 이뤄져 왔다. 이 회사는 북한의 예술가·기술자·건설 노동자들을 파견해서 조각상과 공공건물을 제작하고 현지 정부와 계약을 맺어 대금을 받는 형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북한 외화벌이 사업의 대표적 사례로 아프리카 대륙에 나미비아의 대통령궁, 영웅 공원, 독립기념박물관 등 여러 공공시설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북한 회사가 설계·시공한 건축물이다. 또한, 세네갈 다카르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 같은 대형 기념조각상도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건설했고 현지의 상징적 기념물로 남아 있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계약을 통해 외국 정부로부터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받는 형태로 진행되었고, 한 보고서에 따르면 나미비아에서만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분석도 있다. 벌어들인 돈은 북한 정부의 관리하에 들어가고, 일부는 정권 운영비로 사용되거나 비밀 계좌로 송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러한 건축 및 조형물 사업은 북한이 전통적인 외화벌이 수단이 제한된 가운데 선택한 특수한 해외사업 모델로 평가되며, 현지에서는 문화적·경제적 논란과 함께 긍정·부정의 평가가 엇갈린다.

북한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지은 외화벌이 건축물 중 대표적인 9곳을 찾아서 위성사진에서 살펴보고, 최근 모습과 실상을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정리해 본다.

1. 세네갈 르네상스 동상(좌표: 14°43’20.22″N, 17°29’41.66″W)

세네갈 다카르 외곽 르네상스 동상은 아프리카의 독립 50주년을 기념해 남녀와 어린이를 하늘을 향해 뻗은 모습으로 표현한 거대한 청동상으로, 아프리카의 부흥과 희망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조형물이다. /사진=구글어스

세네갈 아프리카 르네상스 동상은 다카르 외곽 우아캄의 콜린 데 마멜 언덕 위에 세워진 대형 청동 가족상 조각이다. 약 49~52m 높이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동상 중 하나로, 2010년 4월 4일 세네갈의 독립 50주년을 기념해 공개됐다. 조각은 남성, 여성, 어린이 세 인물이 하나의 가족을 이루며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는 형태로, 식민지 억압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아프리카의 부흥과 희망을 상징했다. 작품은 세네갈 건축가 피에르 구디아비 아테파의 설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 기념비는 대서양을 내려다보는 언덕 위 랜드마크로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중요한 문화·정치적 상징이 되어 있으며, 동상 내부에는 박물관·전망대도 설치돼 다카르 전경을 볼 수 있다. 완공 당시 비용과 미학, 종교적 논란 등으로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세네갈과 아프리카 대륙의 ‘르네상스’(부흥) 정신을 표현하는 대표적 상징으로 여겨진다. 실제 조형물 제작과 시공은 북한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담당했으며, 북한이 아프리카에서 외화를 벌어들인 대표적인 건축사업으로 이 청동상 기념비가 자주 언급된다.

2. 에티오피아 더그 기념비(좌표: 9° 1’12.99″N, 38°45’4.80″E)

더그 기념비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처칠대로에 1984년에 세워진 것으로, 오가덴 전쟁 때 전사한 에티오피아 및 쿠바 병사들을 기리기 위해서 50m 높이로 건설된 기념비적 구조물이다. /사진=구글어스

에티오피아 더그 기념비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대형 전쟁·혁명기념비로, 망기추 하일레 마리암 정권 시기에 오가덴 전쟁에서 희생된 에티오피아와 쿠바 병사들을 기리기 위해 1984년에 세워졌다. 중앙에는 높이 약 50m의 기둥과 혁명적 이미지를 담은 부조, 그리고 병사의 형상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우리의 투쟁’이라는 이름처럼 사회주의 혁명과 연대를 상징한다. 기념비는 블랙 라이온 병원 앞, 처칠 애비뉴에 위치해 있다.

이 기념비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북한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조형물과 부조 일부는 평양의 만수대예술단 등 북한 측이 제작·기증한 것으로, 당시 에티오피아가 사회주의 진영 국가들과 이념적·외교적으로 긴밀했던 시기에 건설됐다. 이러한 국제적 협력 양식과 사회주의 리얼리즘 미술 스타일은 기념비 디자인 곳곳에서 드러난다. 현재는 더그 정권 붕괴 이후 일부 방치된 상태로 남아 있으며, 역사적·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3. 나미비아 영웅묘지(좌표: 22°39’47.68″S, 17° 4’41.17″E)

나미비아 영웅묘지는 수도 윈드후크 남쪽 외곽에 2002년 건립된 공식 국가 영웅 묘지 및 전쟁 기념지다. 대리석 오벨리스크와 ‘무명용사’ 동상, 174기의 영웅 묘소를 갖추고 나미비아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희생한 인물들을 기리며 국민적 자긍심과 애국심을 상징하는 묘소다. /사진=구글어스

나미비아 영웅묘지는 아프리카 나미비아 공화국의 공식 전몰·독립영웅 기념 묘지이자 전쟁 기념비로, 수도 윈드후크 남쪽 부근 언덕에 위치한다. 2002년 8월 26일 공식 개장했으며, 나미비아 독립투쟁과 민족 해방운동에 참여해 희생된 이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되었다. 현장에는 영웅 무명 병사를 상징하는 청동상, 대리석 오벨리스크,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과 함께 독립투쟁의 역사를 형상화한 부조 등이 배치돼 있어 애국심과 국가 정체성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묘지에는 국가 영웅들이 안장돼 있으며, 국가적 기념식과 추모 행사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한다.

이 기념지의 건설과 설계에는 북한이 깊이 관여돼 있다. 북한의 조각·건설회사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설계·시공을 담당했고, 이 회사는 영웅 묘지 외에도 국립 독립기념관, 대통령궁, 군사박물관 등 나미비아 주요 기념 사업 건설도 맡아서 수행했다. 이러한 협력은 나미비아 독립 이후 북한과의 긴밀한 정치적·외교적 친선 관계의 결과로 해석된다.

4. 나미비아 대통령궁(좌표: 22°35’29.03″S, 17° 6’3.73″E)

나미비아 대통령궁은 수도 윈드후크 아우스블릭에 2002~2008년 북한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건설한 대통령의 공식 관저이자 대통령 집무실 및 행정부 사무 공간을 포함하는 국가 행정·거주 복합 건물이다. /사진=구글어스

이 대통령궁은 나미비아 공화국 대통령의 공식 집무실이자 관저(공식 거주지)이다. 이 건물은 빈트후크의 아우아스블릭 지역에 위치하며, 정부의 최고 행정·정책 기능이 집약된 장소로 사용된다. 초기 공사는 2002년 9월 시작되어 2008년 3월 준공되었으며, 건물에는 대통령 집무실, 내각 및 수석 직원 사무실, 국빈 방문객을 위한 손님용 공간 등이 포함됐다. 새로운 대통령궁을 건립한 이유는 이전 관저가 업무 공간과 주차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관저의 건설로 나미비아 정부는 국가 정체성과 기능을 상징하는 시설을 확보하게 됐다.

이 건축물은 북한의 건설·설계회사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설계·시공을 맡은 점이 특징이다. 북한 측 인사가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양국의 정치·외교적 연대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5. 나미비아 독립기념관 박물관(좌표: 22°34’8.65″S, 17° 5’16.93″)

독립기념관 박물관은 나미비아 수도 윈드후크 로버트 무가베 애비뉴에 2014년 개관한 역사박물관이다. 식민지 억압과 항쟁, 독립투쟁을 주제로 한 전시를 통해 나미비아의 반식민 저항과 국가 해방의 역사를 기념한다. /사진=구글어스

독립기념박물관은 나미비아 수도 윈드후크에 있는 주요 역사박물관으로, 나미비아의 식민 저항과 민족해방 운동을 중심으로 한 반식민 투쟁 역사를 전시하고 소개하는 시설이다. 박물관은 로버트 무가베 애비뉴에 위치하며, 높이 약 40m, 5층 구조로 구성돼 있다. 내부에는 반식민 투쟁과 독립 과정 관련 자료와 기념품들이 전시돼 있어 나미비아 독립 역사 전반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 정면에는 나미비아 초대 대통령 샘 누조마 동상과 대량 학살 기념상이 있어 역사적 상징성과 의미를 강조한다.

이 박물관은 북한의 건설·설계회사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설계·시공한 대표적인 국제 건설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박물관과 주변 조형물 모두 같은 회사가 작업했다. 이러한 설계·건설 협력은 양국의 역사적·정치적 연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북한-나미비아 간 긴밀한 연대와 외화벌이 건축사업

북한이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외화벌이용 건축·조형물 공사를 했지만, 특히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나미비아에서 다수의 대형 사업을 진행한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양국 간에 역사적·정치적 관계가 깊었기 때문이다. 먼저 나미비아가 1990년 독립한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식민 지배와 싸우는 과정에서 북한은 오랫동안 군사적·정치적 지원을 제공했던 우호국으로 인식됐다. 이 때문에 나미비아 집권 세력인 SWAPO(남서아프리카인민기구) 지도자들은 북한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고, 독립 이후에도 그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이러한 역사적 연대와 정치적 신뢰가 북한 건설회사와의 건축 계약이 이어진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나미비아에서는 수도 빈트후크의 국립영웅묘지, 대통령궁, 독립기념박물관, 그리고 군사 관련 시설 등 여러 공공 건축물이 북한 회사에 의해 설계·시공됐다. 이 모두 나미비아 정부가 북한과의 오랜 관계를 바탕으로 계약을 체결한 사례이다. 요약하면, 나미비아에서 북한의 건축사업이 특히 많이 진행된 것은 외화벌이 목적뿐 아니라 독립운동 시기부터 이어진 두 국가 간 정치적 연대와 외교적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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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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