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영변 원자로 ‘열 신호 급감’ 수수께끼…단열 외장재 의심

지난해 평안북도 영변 핵 단지에서 5MWe 원자로와 주변 건물 외벽 및 지붕이 새로 교체·단장된 이후, 원자로 건물에서 시설이 가동 중임에도 열적외선 위성자료에서 열 방출이 전혀 감지되지 않고, 오히려 주변보다 훨씬 낮은 온도를 보이는 이례적 현상이 관측됐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위성+] 영변 원자로 단열 외장재 시공…열적외선 위성 감시 차단?) 이후에도 냉각수가 구룡강으로 방출되는 시설 가동 징후에도 불구, 원자로 표면 열 신호는 크게 저하된 상태가 반복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이는 통상적인 열적외선 위성 기반 핵시설 가동 판단과는 다른 매우 이색적인 현상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분석 결과를 보면, 북한이 원자로 건물 외벽과 지붕에 열 방출을 막는 단열 외장재(thermal cladding)를 시공함으로써 열이 밖으로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는 조치를 단행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영변 5MWe 원자로 표면 온도가 유달리 낮게 감지되는 이색 현상은 단순히 건물 외관 리모델링 때문이 아니라, 북한이 특정 의도를 갖고 조치를 취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단열 외장재는 내부에서 발생한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하고, 건물 열 손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여름 외벽 리모델링 이후, 열적외선 위성에서 감지되는 영변 원자로 건물의 열 신호가 크게 감소했다. 국제사회의 영변 원자로 열 감지 위성분석의 효율성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이 5MWe 원자로 개보수 공사를 한 것이 단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는지, 국제사회 위성 감시를 어렵게 하려는 의도적 대응 조치였는지에 대해서 결론 및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영변 원자로 가동상황과 의문의 야간 불빛

센티넬 위성자료와 야간 조도 영상을 중첩 처리한 북한 영변 핵 단지 위성사진이다. 원자로에서 냉각수가 구룡강으로 배출되면서 눈과 얼음이 녹은 해빙 현상이 관측됐고, 방사화학실험실로 진입하는 도로상에서 심야 시간에 의문의 불빛이 포착됐다. /사진=야간 조도영상(VIIRS)+센티넬-2B(배경)

지난 1월 말 촬영된 두 종류의 위성자료를 중첩・합성해서 한겨울 혹한의 날씨에 평안북도 영변 핵 단지 가동 상황을 살펴봤다. 유럽우주청(ESA) 센티넬-2B 광학 위성영상을 보면, 한파 속에서 구룡강에는 눈과 얼음으로 덮인 가운데, 강변 기슭 일부 강물이 해빙된 모습이 관측된다. 원자로와 경수로에서 냉각수가 배출되고 2곳 펌프장을 통해 따뜻한 물이 방출되면서 강변 눈과 얼음이 녹은 것이다. 한겨울 구룡강 눈・얼음 해빙 현상은 원자로・경수로를 돌리고 남은 냉각수가 배출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이 혹한 속에서도 영변 핵 단지에서 핵물질 생산 활동을 위해 원자로·경수로를 지속 가동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극궤도위성(Suomi NPP)이 새벽 1시 30분에 촬영한 야간 조도 위성영상(VIIRS)으로 1월 28일 영변 심야의 상황을 살펴봤다. 영변 핵 단지 전체가 한밤중에 깜깜한 암흑천지인 것으로 식별되지만, 일부 도로 구간에서 야간 불빛이 포착됐다. 원자로 구역에서 방사화학실험실로 이어지는 진입로 상에서 차량 전조등 빛으로 판단되는 야간 불빛이 식별된 것이다. 영변 일대는 해만 지면 빛도 없이 어두워지는 곳이다. 심야에 이런 불빛이 나타난 것은 차량 이동이나 밤 시간대 비밀 활동이 있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은밀한 활동과 관련된 의문의 불빛이 심야 시간대에 위성에 포착된 사례라고 평가된다.

◆영변 원자로 열적외선 위성분석

북한이 영변 5 MWe 원자로 건물 외관을 2025년 여름 리모델링(단열 외장재 시공 추정)한 이후, 시설이 가동 중임에도 건물에서 열이 포착되지 않고 이례적으로 주변보다 훨씬 차갑게 감지되고 있다. /사진=랜샛-9호 TIR 분석

미국의 지구관측위성 랜샛-9호가 촬영한 열적외선 위성자료를 보면, 영변 5MWe 원자로 구역의 표면 온도 분포가 정상적인 핵시설 가동 패턴과는 크게 다르다는 점이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21일 촬영된 영상에서 일대의 평균 기온은 영하 2℃, 최저 영하 7℃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원자로 건물 표면 온도는 구룡강 물(0~영하 1℃)보다 훨씬 차가운 영하 5~6℃ 정도의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겨울철 산속 숲과 강물은 열원이 없어서 차갑게 감지되는 반면, 건물은 태양열을 머금은 낮 시간대에 상대적으로 주변보다 따뜻하게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열적외선 위성자료에서 예상과 반대 현상으로 가동 중인 원자로 건물이 주변보다 훨씬 차갑게 분석됐다는 점은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1월 22일 촬영된 열적외선 영상에서도 평균 영하 11℃, 최저 영하 17℃의 매우 추운 날씨 속에서 원자로 건물 표면 온도는 영하 14℃에서 영하 15℃ 범위에 머물렀다. 구룡강 건너 겨울철 산속 숲의 온도와 동일한 수준의 매우 낮은 기온을 나타낸 것이다. 가동 중인 원자로 핵시설에서 열 신호가 방출되지 않는 이례적 현상은 이후에도 열적외선 위성분석에서 지속 파악됐다.

◆평가

지난해 11월 21일 미국의 38노스는 “북한이 5MWe 원자로 건물 외벽과 지붕을 교체하고 도색하는 작업이 2025년 4~8월 사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열적외선 위성자료 분석 결과, 이후 원자로 건물과 일대에서 주변 환경보다 열 신호가 훨씬 차갑게 감지되는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현상이 지속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앞서 영변 원자로 리모델링 공사는 지난해 6~7월경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며, 열 신호가 낮게 감지되는 것은 단열 외장재를 시공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단열 외장재는 건물 내부의 열이 외부로 새어 나가는 것을 막아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영변에서 원자로 시설에 단열 외장재 리모델링을 한 것이 열적외선 위성 열 신호 감지가 큰 폭으로 감소한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5MWe 원자로 외벽 개보수 공사가 건물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혹은 국제사회 위성 열 감시를 어렵게 만들려는 북한의 의도적 대응 조치였는지는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열적외선 위성 센서를 장착한 미국 지구관측위성 랜샛-8호・9호가 촬영하는 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추가 정밀 분석을 통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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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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