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이 내린 새해 첫 지시의 핵심은 ‘성과 만들기’…현장 압박 ↑

9차 당대회 앞두고 전투 분위기 조성…소식통 "2026년은 당대회에 내세울 성과 만들어 내는 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새해 정초부터 평안남도와 자강도의 일꾼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자립경제발전의 전초기지를 함께 지켜선 심정으로 서부지구 탄전에 대한 지원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내각이 2026년 새해를 맞아 하달한 첫 지시의 핵심은 9차 당대회를 ‘승리자의 대회’로 빛내기 위한 성과 만들기에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내각 명의의 새해 첫 지시가 각급 인민위원회와 기업소, 농장들에 하달됐다”며 “지시문에는 ‘새해 첫 전투’라는 표현이 반복됐고, 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모든 부문에서 연초부터 전투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 강조됐다”고 전했다.

인민위원회는 지시문이 내려진 즉시 소속 일꾼들을 담당 기업소나 농장으로 파견해 바로 지시 집행에 들어가도록 다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시문은 조직과 동원에 무게가 실렸다.

먼저 조직 측면에서는 인민위원회와 기층 단위의 역할이 강조됐다. 중앙이 직접 책임지기보다는, 지방과 말단 단위가 계획을 떠안고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하는 구조다.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지방과 기층 단위의 책임을 키우는 방향”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동원과 관련해서는 농촌 지원과 각종 사회적 과제 수행이 강조됐다. 지시에서 언급된 동원은 단순히 주민을 공짜 노동력으로 쓰는 것을 넘어, 각종 지원물자를 바치게 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소식통은 “지원물자라고 하면 식량이나 퇴비뿐 아니라 파철(고철), 장갑 같은 노동 보호물자도 포함된다”며 “퇴비 반출, 지원물자 마련을 각 단위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노동력뿐 아니라 물자 부담까지 함께 떠안는 구조로 귀결된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지시문에는 9차 당대회 전 성과를 만들기 위한 핵심 분야로 지방공업이 꼽혔다.

실제 지방공업 부문은 ‘지방발전 20×10 정책’과 관련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고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건설된 지방공업 공장들이 자체적인 생산에서 성과를 내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는 실제 물건을 얼마나 생산했는지보다 성과 보고서에 들어갈 사진 자료와 수치 지표가 더 중요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를 두고 소식통은 “겉으로는 생산을 말하지만, 사실상 보여주기식 성과 정리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장 현장 시찰에서 무책임성과 보신주의를 문제 삼아 내각 고위 관료를 즉결 해임한 사례처럼, 간부들의 책임을 강하게 묻는 경향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소식통은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 비판 총화나 정치적 평가 저하, 직무 교체에 대한 부담이 항상 따라붙는다”며 “이 때문에 현장의 간부들은 이번 내각의 첫 지시를 ‘살아남고 싶으면 당대회에 내세울 성과를 만들어 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초부터 모든 사업과 성과가 다 당대회와 연결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2026년은 인민 생활을 바꾸는 해라기보다 당대회에 내세울 성과를 만들어 내는 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