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예술선동대가 쓰는 북에 감싸진 붉은 천, 알고 보니…

대표적 선동 도구인 북 관리 책임은 선동원 개개인에게…손상된 부분 가리려 붉은 천 직접 사서 씌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신포시 당집중강연선전대원을 소개하고 “힘 있는 경제선동으로 대중의 혁명적 열의를 북돋아 주고 있다”고 선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매체 보도에서 기동예술선동대가 사용하는 북에 붉은 천이 감싸여 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장기간 잦은 사용으로 손상된 부분을 가리려는 조치인데, 이 천은 대원들이 자부담으로 마련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광산연합기업소 분공장(하부 공장) 기동예술선동대(이하 기동대)는 지난 17일 대원들에게 두 명씩 짝을 지어서 북을 하나씩 맡아 커버를 교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소식통은 “북소리가 울리는 곳이 전투 현장”이라며 “북소리가 들리면 기동대가 활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에 빠질 수 없는 장비”라고 말했다.

실제 기동대의 선전선동 활동에는 관악기 1종과 아코디언, 북 그리고 붉은 깃발이 핵심적으로 쓰이는데, 이 가운데 북과 깃발은 개인이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기동대가 속한 조직의 당위원회나 직맹(조선직업총동맹) 등 근로단체 차원에서 북을 마련해 주지만, 이후 관리는 기동대 몫이라 모든 관리의 책임이 기동대 또는 대원 개개인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에 일부 기동대 대장들은 대원들에게 “연습할 때는 북을 세게 치지 말라”, “북 제창은 안쌈불(앙상블)만 맞추면 되는데 왜 그렇게 우둔하게 세게 두드리냐”며 다그치거나 핀잔을 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북을 너무 오래 자주 쓰다 보면 테두리 도장이 벗겨지고 북통 가죽이 찢어지는 일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이에 북을 관리해야 하는 기동대원들은 직접 붉은 색 천을 사서 북 커버를 씌우고 있다.

그렇게 하면 손상된 부분도 가릴 수도 있고, 심지어는 더 그럴듯하게 보이게 해 북 커버 씌우기는 기동대에서 많이들 선호하는 대처 방안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기동대원들 사이에서는 중북 카바(커버)를 처음 생각해 낸 사람에게 영웅 칭호를 줘야 한다는 농담섞인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손상된 북을 복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찮고, 이는 결국 대원 개개인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보다 훨씬 비용 부담이 적은 붉은 천 씌우기로 모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기동대는 북이 가장 많이 비치돼 있는 곳인 군부대를 통해 낡은 북을 새 북으로 바꾸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에는 북이 ‘문화기재’로 공급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채 보관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군부대 군관들과 인맥이 있는 일부 기동대는 뇌물을 주고 북을 교체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선전선동의 최전선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가 기본 북소리인데, 군을 제외하면 그 중요한 악기가 제대로 공급되기는커녕 관리 책임이 전적으로 기동대원 개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는 현실이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