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마주하고 있는 평안북도 신의주 압록강변에서 유람선이 상시 운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용객 수가 불규칙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그룹 단위로 인원을 모집해 운행하는 방식까지 더해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3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신의주 압록강변 유람선 운행은 압록강유원지관리소 관할하에 개인 투자자들이 선박 정비에 드는 비용과 연료비 등을 부담하면서 수익을 창출해 그 일부를 관리소 측에 상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람선은 공민증(신분증)과 북한 돈 2만 원(한화 약 1000원)을 내면 누구나 탑승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더라도 그룹 단위로 인원을 모집해 200위안(한화 약 3만 8000원)만 내면 인원수에 상관없이 해당 그룹만 유람선에 태워 운행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결혼식 뒤풀이나 친목 모임 등 유흥 목적으로 유람선이 운행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200위안을 내고 유람선을 탈 만한 사람들을 모집하는 게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중요하다”며 “그렇게 해서 수익을 내야 상납금을 바칠 수 있고, 자신들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유람선 운행이 본격화되면서 한동안 인파가 몰려 매표소 앞에 긴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지만, 갈수록 이용객 수가 줄어들어 최근에는 유람선이 한산해 보일 정도로 사람이 많이 타지 않는 때가 더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특히 모내기철에는 유람선을 타는 사람이 정말 없었다. 다 농촌에 동원 나가 있어 탈 여유도 없었고 동원되지 않은 사람들도 괜히 구설에 오를까 싶어 자제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힘 있는 사람들은 모내기 기간에도 비싼 돈을 내고 유람선을 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유람선은 여전히 상시 운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소식통은 “좀 살만해진 사람들이 즐길 거리를 찾는 분위기가 점점 더 높아가고 있다”며 “원래도 이곳(신의주)은 다른 지역보다 더 잘 먹고 사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고, 그래서 사람들이 겉치레에 신경을 많이 써 유람선 운행이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다.
간혹 유람선이 가라앉을 것처럼 사람들을 가득 싣고 운행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나 이는 대부분 국가적 차원에서 특별한 계기에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 생일 기념일(4월 15일)과 노동절(5월 1일, 근로자의 날) 등에 신의주 건설 현장에 동원된 인원 가운데 일명 ‘혁신자’로 뽑힌 이들이 무상으로 유람선 관광을 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공짜로 태우니까 당연히 가능한 한 많은 인원을 태운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어떤 때에는 유람선이 내부 결속, 사기 진작을 위한 목적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했다.
결국 신의주 압록강변 유람선은 개인 투자자 중심의 수익사업과 체제 선전이 결합된 ‘복합적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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