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함경북도 어랑군에 대규모 수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어랑천발전소는 김일성 지시로 1981년에 건설이 시작돼서 41년 만에 완공된 것으로 어랑군과 명간군 사이 협곡과 산악지대에 자리한다. 이 발전소 건설은 “어랑천 지구에 계단식 수력발전소를 만들어서 대규모 동력기지를 세울 것”을 지시한 김일성의 살아생전 숙원 사업이었다. 유훈을 이어받은 김정일 시대에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고 10년이 지나서야 유훈이 관철됐다. 2018년 발전소 건설장을 방문한 김정은이 답보상태인 공사에 대해 크게 진노하고 간부와 책임자를 호되게 질책하면서 이때부터 서둘러서 4년여 만에 완공됐다.
북한이 ‘자력자강의 창조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자랑하는 어랑천 대규모 수력발전소 최근 모습을 고해상 위성사진으로 살펴봤다.
◆함경북도 어랑천발전소 전경

함경북도 어랑천발전소는 총 발전 능력 13만 4500㎾를 목표로 건설됐으며, 연장 총 52.5㎞ 구간에 지하 터널식 굴을 뚫어서 물길을 끌어가며 연결했다. 2022년 8월 4일을 끝으로 3호 발전소를 준공하면서 41년 만에 대규모 수력발전소 건설이 최종 마무리됐다.
김정은이 2018년 6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7월에 갑작스레 이곳 건설장을 방문했다. 현장에서 김일성·김정일 선대의 유훈이자 김정은 자신의 1호 사업인 어랑천발전소 공사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호되게 질책을 했다. 격앙이 돼서 “발전소를 짓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라며 관계자 일꾼들에게 심하게 따져 물었다고 한다. 김정은에게는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마천루에 올라가서 목도한 국제사회의 눈부신 발전상과 돌아온 직후 직면한 북한의 낙후된 경제 현장이 크게 대비되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게 어랑천 진노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어랑천발전소 댐 건설 현황

북한은 수력발전소를 짓기 위해 협곡에 가까운 함경북도 어랑천 상류에 74m 높이 광덕댐(270m 길이)과 8.5㎞ 아래에는 45m 높이 창포댐(170m 길이)을 쌓고 물을 가둬서 골짜기에 저수지를 만들었다. 다시 19㎞ 하류에서 110m 높이 팔향댐(360m 길이)을 건설했으며, 산악지대 20여㎞ 구간에 지하 굴을 뚫으면서 종착지 장연호까지 발전소 물길을 연결했다. 총 52.5㎞ 구간에 유역변경식으로 어랑천에는 3호 및 4호와 주남천 물길에는 1호, 2호 및 5호 발전소를 건설했다. 발전소 번호는 준공 순서와는 관계없고, 착공 당시 순서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팔향댐은 2단계에 걸쳐 2019년 2월에 완공됐다. 당초 높이는 약 60m 정도로 건설됐는데, 김정은 지시와 독촉으로 추가 공사를 통해서 약 50m 정도를 더 높였다.
◆1호, 2호 및 5호 발전소

어랑천 1호 발전소는 약 12㎞ 지하 굴을 이용해서 팔향댐 물을 끌어들여 240m 정도의 낙차를 만들었고 발전 능력은 6만kW이다. 2호 발전소는 1호에서 내려오는 물과 부근 하천물을 모아서 10㎞ 물길 굴을 통해 130m의 낙차를 만들어 발전에 이용하며, 발전능력은 2만 4000㎾이다. 5호 발전소는 2호에서 내려오는 퇴수를 함경북도 제3의 호수인 장연호에 떨어뜨려서 낙차 약 10여m를 만들어 발전한다. 발전 능력은 5000㎾이다.
◆3호 및 4호 발전소

어랑천 4호 발전소는 창포댐에서 약 7㎞의 물길 굴을 통해 150m의 낙차를 만들어 2만 4000㎾ 발전 능력을 갖추었고, 2020년 7월 완공됐다. 3호 발전소가 2022년 8월 4일 준공되면서 대규모 수력발전소가 41년 만에 완공됐다. 김일성이 숙원 사업 달성을 보지 못하고 사망한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