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가 연말을 맞으며 바쁜 일처리를 위해 시급 기관 간부 아내들로 돌격대를 조직해 간부 세대에서 부부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시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가 연말을 맞으며 대상 건설, 농사일 등 끝마쳐야 할 많은 일들로 압박을 받고 있어 시급 기관 간부 아내들로 가족돌격대를 조직해 15일 전까지 발족하도록 하는 방침을 내세웠다”고 전했다.
시당은 일을 빠르게 다그치는 데서 간부 가족들이 먼저 충성심을 발휘하고 나서면 일반 주민들이 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모두 함께 국가 일에 발 벗고 나설 것이라며 이번 방침을 내린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방침은 지난 3일 오전에 전달됐고, 가족돌격대는 현재 해결해야 할 과업이나 과제들을 무급으로 수행하며 사실상 봉사하는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다만 가족돌격대를 조직하는 문제로 간부 세대에서는 때아닌 부부싸움이 일고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남편인 간부들도 이번 방침을 내심 마땅치 않게 여기고 있는데, 거기에 아내들이 대놓고 짜증을 내며 반발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간부들이라고 해서 넉넉한 것도 아니고 간부 아내들도 대부분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형편인데 가족돌격대라는 이름으로 나서서 무급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것에 아내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가정 내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당 책임비서나 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 시급 기관에서도 가장 고위급인 특정 간부들을 내놓고는 대부분의 간부 세대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형편에서 간부 아내들은 “당장 장사를 못 하면 생계를 어떻게 유지하겠느냐”, “당신만 해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으면 걱정 없이 돌격대에 나가겠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남편인 간부들은 “당의 지시는 절대적이다. 당신이 돌격대 등록만이라도 해야 간부로서 체면이 선다”며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몇몇 주요 간부의 아내들은 순순히 돌격대 조직 방침을 따르고 있지만, 또 일부 간부 아내들은 진단서를 발급받아 돌격대에 들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보이는 등 분위기가 극명히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주민들은 우스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주민들 대부분은 간부들이 가족들을 동원해 일했다는 모습을 상급에 반영해 자신이 얼마나 당과 국가에 충성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중앙으로부터 칭찬을 받아 체면을 세우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가족돌격대 조직 방침을 비웃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