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달러 환율 다소 주춤, 위안 환율은 여전히 오름세

北 시장 달러-위안 환율, 국제 시세와 비슷한 수준 보여…환율 상승세 지속에 수입 물가 폭등

/그래픽=데일리NK

빠르게 치솟던 북한 원·달러 시장 환율이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다만 북한 원·위안 시장 환율은 여전히 상승세를 보였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4일 평양과 양강도 혜산에서는 북한 원·달러 환율이 다소 하락해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24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1달러는 북한 돈 1만 7900원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직전 조사 때인 지난 10일 당시 환율(1만 8100원)보다 1.1% 떨어진 수치다.

혜산의 경우에는 평양보다 달러 환율 하락세가 크게 나타났다. 24일 혜산의 한 시장에서 달러 환율은 1만 8000원으로, 2주 전보다 2.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달러 환율이 여전히 강보합세다. 24일 신의주의 한 시장 달러 환율은 1만 8300원으로, 지난 10일보다 100원 상승했다.

이렇게 시장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주춤한 것과 달리 원·위안 환율은 또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24일 신의주와 혜산의 한 시장에서는 1위안이 북한 돈 240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각각 4.3%, 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무역량이 확대되고 환율 변동폭이 커지면서 북한 시장 환율이 이전보다 국제 시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환 거래 규모가 회당 1만 달러 이상인 거물 돈데꼬(환전상)들은 북한 시장 환율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들은 국제 시세와 북한 당국의 무역 지침, 시장의 외화 수요 등을 종합한 후 각 대도시에 흩어져있는 환전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시세를 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거물 돈데꼬들이 아침마다 확인하는 정보 중 하나가 중국에서의 달러 시세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 정보도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시장의 외화 등락이 국제 시세와 항상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현재 북한 시장 달러-위안 환율은 국제 시세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제 최근 북한 시장에서 달러 상승세가 다소 안정화되고 위안 환율이 소폭 상승한 것처럼 최근 국제 환율도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고 위안 환율이 반등하고 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북한 외화 환율이 폭등하기 전과 비교할 때 현재 북한 시장의 달러·위안 환율이 국제 환율과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인 지난 1월 7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8300원, 북한 원·위안 환율은 1250원으로 달러 기준 위안 환율은 6.64였다. 그러나 24일 현재 평양 지역 달러·위안 환율은 7.7826으로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2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치인 7.2462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북한 시장에서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수입 물가가 눈에 띄게 급등하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수입 재화인 휘발유와 경유는 지난 24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1kg에 각각 2만 2100원, 1만 9500원에 거래돼 2주 전인 이달 10일 조사 가격보다 10.5% 급등했다. 마찬가지로 신의주와 혜산에서도 평양과 비슷한 폭으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 식자재인 식용유와 설탕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 24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식용유 1kg은 2만 180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16% 상승했으며, 설탕은 1kg에 1만 8200원에 거래돼 역시 2주 전보다 19.7% 급등해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다만 북한 시장에서 밀가루 가격은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