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금수산영빈관 옆 대규모 온실 철거…왜?

소식통 "외교사절용 새로운 숙소, 시설 확보 위한 것…설계에는 백두산건축연구원이 참가"

2024년 8월 17일 촬영된 위성사진. 금수산영빈관 옆 부지의 대규모 온실이 철거돼 부지만 남아 있는 모습(노란 네모)이다. /사진=센티넬-2A

북한 평양 금수산영빈관 바로 옆에 있던 대규모 온실이 철거되고 부지가 정리된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

본보가 지난 17일 촬영된 센티넬-2A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금수산영빈관 동쪽 약 700m 떨어진 곳에 있던 대규모 온실이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약 30만㎡ 부지에 있던 온실은 지난 4월 초 철거를 시작해 한 달 후 완전히 철거됐다. 현재까지 이 자리에 새로운 시설은 들어서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27일 “(철거된 온실은) 중앙당 공급 전용 과일남새(채소)연구소 온실 겸 중앙화초연구소 온실로 함께 사용되던 곳”이라면서 “이 시설들은 과일 남새, 화초들을 연구하고 재배하는 용도로 활용돼 왔다”고 전했다.

중앙당 간부급에 공급되는 과일이나 채소를 연구하고 식품용 꽃과 장식용 꽃, 특수 화초들을 연구하는 연구용 온실농장으로, 농업 부문 연구와 중앙당 간부 식품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곳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의 말에 미뤄 철거된 온실은 평양남새과학연구소와 평양화초연구소가 공동으로 사용하던 온실로 보인다. 두 연구소의 역할과 중요성을 고려하면 새로운 장소로 온실이 이전됐을 가능성도 있다.

2024년 3월 17일에 촬영된 위성사진. 금수산영빈관 옆 부지에 대규모 온실이 보인다. 사진=구글어스

한편, 정리된 부지에는 금수산영빈관의 부대시설이 건설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정리된 부지에는) 금수산영빈관 부속 시설들이 건설될 계획”며 “중요 외국 수반이나 국가 차원의 국빈급 외교사절을 위한 새로운 숙소, 시설을 더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금수산영빈관은 지난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에 국빈 방문했을 때 처음 공개된 외빈용 숙소다. 그동안 북한은 외빈 숙소로 1983년 평양 대성구역에 건립된 백화원영빈관을 사용했다. 북한이 금수산영빈관을 본격적인 외빈용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국가에서 숙소, 호수, 산보길(산책로) 등 급수에 따른 국빈급 외교사절을 위한 주요 숙소나 장소를 만들 예정”며 “(새로운 시설) 설계에는 백두산건축연구원이 참가했고 (온실) 철거에는 인민군(국방성) 군사건설국과 사회안전성 7총국이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건설에 철거 때와 같은 부대가 동원될 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철거와 건설을 맡은 곳이 서로 다른 때도 있기 때문이고, 건설에는 중앙당 1여단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백두산건축연구원은 1982년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설립된 기관으로, 평양대극장·창전거리·미래과학자거리·삼지연시 등 북한의 주요 건설 프로젝트를 담당해 왔다.

또 중앙당 1여단은 김 위원장의 직접 지시를 받는 부대로, 김씨 일가와 관련된 특각(별장)이나 휴양시설, 병원 등 1호 관련 기밀 시설 건설을 주 업무로 하는 공병 부대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