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성 후방총국 간부의 운전기사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도망쳤다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국방성 후방총국 간부의 운전기사로 있는 한 군인이 이달 중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 도망쳤다가 후방총국 담당 보위부에 체포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군인은 지난 18일 밤 해주시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전주대(전봇대)를 들이받았는데, 이후 차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놀라 달아났다가 끝내 붙잡혔다.
특히 그는 이번 음주운전으로 현지 50대 주민의 목숨까지 앗아갔다는 전언이다.
이 군인은 자신이 모시는 국방성 후방총국 간부 아내의 심부름으로 당일 해주에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간부 아내는 해주로 가는 출장 증명서와 초소 통과 시에 필요한 차 이동증 등을 미리 준비해 놓고 그에게 ‘해주에서 어물 관련 장삿짐을 날라달라’고 부탁했으며, 운전기사인 이 군인은 이 일로 해주로 나왔다가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사고를 치고 달아난 운전기사 군인은 해주 시내에 살고 있는 지인의 집에 숨어있으면서 국방성 후방총국 간부와 그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알리고 제발 구해달라며 애걸했다고 한다.
이에 간부 아내는 그가 평양에서 해주로 국방성에 필요한 물품을 가지러 갔고, 갔던 길에 공적인 일로 어물류까지 싣고 올라가다가 사고를 낸 것처럼 꾸며 말을 맞추는 한편, 남편 몰래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아 운전기사 군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방성 후방총국 담당 보위부는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운전기사가 공적인 일이 아닌 후방총국 간부 아내의 사적인 부탁으로 장사 일에 말려들어 후방총국 차량을 이용하다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것을 밝혀냈다.
소식통 “사건 조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운전기사는 법적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국방성 후방총국 간부는 그의 아내가 남편의 직위를 이용해 사건을 일으킨 일로 가정혁명화로 추궁받을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방성 후방총국은 가정에서 아내들을 잘 단속하라고 지적했다”면서 “이로 인해 이번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면서 국방성 후방총국 간부들 속에서는 ‘아내가 남편의 발목을 잡았다’는 등 비판적인 반응이 일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50대 주민의 가족들은 피해 보상금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