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 달러 환율 8800원대 돌파…수입 물가도 고공행진

원·달러 환율 최근 10년 이래 최고가 기록…원·위안 환율 상승세 완만해졌지만 여전히 1700원대

/그래픽=데일리NK

북한 시장의 외화 환율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북한 원·달러 환율은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고 원·위안 환율도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북한 원·달러는 8850원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28일 환율(8700원)과 비교해 2주 만에 150원이 더 상승한 것이다.

평안북도 신의주나 양강도 혜산 등 다른 지역의 달러 환율도 평양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북한 시장의 달러 환율은 최근 10년 이래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1월 북한 당국이 코로나19를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하기 직전 평양 시장의 달러 환율은 8400원이었다. 그러다 무역 통제가 강화되면서 달러 수요가 하락하자 2021년 시장의 달러 환율이 46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장의 달러 환율이 코로나 직전 수준을 회복해 8000~8500원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2월부터 달러와 위안 환율 모두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말 최고인민회의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이 발표된 직후부터다.

현재 북한 시장의 달러 환율 상승률은 국제시장에서의 달러 환율 상승률보다 큰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ollar Index)는 지난 1월 5일 102.41였으나 지난 5월 10일에는 105.3으로 2.8% 상승했다.

비슷한 시기 북한 시장 달러 환율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지난 1월 7일 평양 시장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8300원에서 지난 12일 8850원으로 6.62% 상승했다.

지난 1월부터 최근의 달러인덱스 상승률보다 북한 내부 시장의 달러 환율 상승률이 2배 이상 큰 셈이다.

한편 북한 시장의 원·위안화 환율은 상승세가 다소 완만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평양 시장의 원·위안 환율은 1750원으로, 지난달 28일 환율(1740원)보다 10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가 하면 신의주와 혜산 시장의 원·위안 환율은 약보합세를 보였다.

평양, 신의주, 혜산 세 지역 시장의 평균 위안 환율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한 달째 1700원대가 유지되고 있다. 본보가 2015년 북한 시장의 위안 환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위안 환율이 1700원까지 상승한 것은 지난 4월이 처음이다.

북한에서 외화 환율의 상승이 계속되면서 휘발유와 경유 등 에너지류는 물론 식용유, 설탕, 밀가루 등 수입 식품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혜산 시장의 경우 지난 12일 휘발유 가격은 1kg에 1만 5600원, 디젤유는 1만 4300원까지 급등한 상태다. 최근 북한에서 전국적으로 모내기가 시작되면서 유류 수요가 증가해 휘발유와 경유의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