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라남구역 등의 공동 화장실에서 신원 미상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돼 주민들이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최근 청진시 라남구역의 한 공동 변소(화장실)에서 인분을 푸는 작업을 하던 중 시체가 발견됐다”면서 “이에 주민들이 대낮에도 변소 가기를 무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새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개인 화장실이 없어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지역마다 인민반별로 돌아가면서 청소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남구역에서도 한 인민반이 차례가 돼 인분 푸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중 시체를 발견해 인민반장이 구역 안전부에 신고했고, 이 사건은 시 안전부에까지 보고됐다는 전언이다.
현재 청진시 안전부는 올해 금품을 노린 살인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도 유사 사건일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범죄자가 특정 대상의 물건이나 돈을 빼앗는 과정에 살인을 저질렀고, 인분 독이 오르면 사망자를 알아보기가 어려우니 추적을 피하려 공동 화장실에 시신을 유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라남구역에서 공동 화장실에서 발견된 변사체는 토막 난 상태였던 데다 훼손이 심해 형태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다만 시 안전부는 긴 머리카락이 발견됨에 따라 여성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살해 용의자나 피해자의 신원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피해자의 신원조차 특정하기 힘든 상태라 살인범을 잡아내기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살인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범죄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는데 수사에는 한계가 있으니 범죄자들이 더욱 대담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매일 이용하는 공동 변소에서 사체가 발견되고 이것이 또 소문으로 확산하면서 주민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은 ‘생각만 하면 머리칼이 곤두선다’며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