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세를 보이던 북한 곡물 가격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 가격이 1kg에 6000원, 옥수수 가격은 1kg에 3000원을 웃돌자 당국이 빠르게 진압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 돈 55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9일 조사된 평양 시장의 쌀 가격(5700원)보다 3.5% 하락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경우도 시장 쌀 가격이 다소 하락했다. 지난 11일 신의주 시장의 쌀 1kg 가격은 5700원으로, 지난달 29일 당시 가격(5800원)보다 1.7%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시장에서 쌀값이 지난달보다 다소 하락한 것은 양곡판매소에서 쌀과 옥수수 등 곡물이 판매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과 남포, 평안북도, 함경남도 등에서 이달 초 양곡판매소의 곡물 판매가 이뤄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안남미로 불리는 장립종 쌀이 공급되기도 했다.
다만 북한 시장 쌀 가격이 현재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올해 6월 초중순 북한 시장 쌀 가격은 최근 5년간 같은 기간의 쌀 가격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11일 조사된 평양, 신의주, 혜산의 쌀 가격 평균은 5733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6월 11일에 조사된 평양, 신의주, 혜산의 쌀 가격 평균(4593원)보다 25% 높다.
코로나 국경봉쇄 기간 중 쌀값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에도 6월 초중순 북한 주요 지역 쌀 가격 평균은 5406원으로 현재보다 저렴했다.
한편, 옥수수 가격 역시 최근 5년간의 6월 초중순 가격을 비교해볼 때 올해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6월 12일 조사된 평양, 신의주, 혜산 시장의 옥수수 가격 평균은 1kg에 1483원이었다. 지난 11일 조사된 주요 지역 시장의 옥수수 가격 평균(2933원)은 이보다 98% 높다.
코로나 국경봉쇄로 무역량이 줄었던 지난해 6월 초중순 옥수수 가격 평균(2827원)보다도 현재 가격이 2.7%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신의주와 혜산 시장에서는 옥수수 1kg이 3000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1일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3000원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9일 당시 옥수수 가격(3100원)보다 3.2% 하락한 것이지만 여전히 3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양강도 혜산의 경우에는 오히려 지난달보다 3.3% 오른 3100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곡물 수입을 확대하고 있으나 시장 곡물 가격은 눈에 띄게 하락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소리 방송(VOA)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 동안 중국으로부터 쌀 6723만 달러를 수입했으며,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8년 한 해 쌀 수입액 2260만 달러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곡물 수입 확대가 시장 곡물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저조한 국내 곡물 생산량 및 수입 곡물 유통 시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부족한 생산량을 보충하기 위해 곡물 수입을 확대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을 어느 기관에서 수입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수입 주최 기관이 어느 곳이냐에 따라 시장이 아닌 다른 곳에 곡물이 제공됐을 수도 있고 또는 수입 후 시장 유통까지 시차가 발생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