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설 맞아 ‘특별경비기간’ 선포…주민들은 불만 쏟아내

경각심 고취하며 긴장 조성…주민들 "코로나 봉쇄로 3년 넘게 동네도 제대로 못 다니는데..."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살림집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음력설을 맞아 전국에 특별경비주간을 선포하고 ‘명절 기간 한 건의 사건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음력설 명절을 맞아 20일 오후 5시부터 24일 오후 5시까지 특별경비주간이 선포됐다”면서 “이에 따라 회령시에는 시안의 공장기업소들과 인민반들에 이 기간에 한 건의 사건·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경비계획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국가적 명절이나 정세가 긴장할 때면 전국에 특별경비기간을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고도의 경계심과 경각성을 가지도록 주문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발생 이후에는 비상 방역을 명목으로 전국적으로 인민반 비상연락체계를 항시적으로 가동하도록 하면서 주민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명절이나 국가적 기념일이 닥치면 전국에 특별경비기간을 선포하고 내부에 숨어 있는 간첩들의 책동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며 주민들을 각종 경비에 동원시키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코로나 봉쇄로 3년 넘게 동네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있는데 특별경비기간이 왜 필요한가”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모든 주민들이 평소에 특별경비기간보다 더 센 통제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데도 명절만 되면 특별경비기간을 선포하고 무슨 일이 날 것처럼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제는 모든 사람이 만성병에 걸려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눈만 뜨면 사람 못살게 하는 지시만 내리는데 누군들 반기겠느냐”며 “명절에 주는 건 없이 긴장감을 조성하는 지시와 조치들만 연이어 내려지고 있으니 주민들이 비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생활난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음력설을 맞이해야 하는 주민들의 불만을 억제하기 위해 긴장감을 조성하고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