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을 기념해 당·정·군 고위 간부 세대를 대상으로 명절 공급을 신속히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으려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비밀리에 물자를 전달했다는 전언이다.
10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김 위원장의 생일을 앞두고 당중앙위원회, 내각, 군 고위 간부 1000여 명 세대를 대상으로 풍성한 명절 물자를 공급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2일 당·정·군 1부류 대상들이 이용하는 물자 공급소들에 ‘1월 8일을 맞으며 명절 배려물자를 신속히 공급할 데 대한 계획’을 내려보냈다고 한다.
당·정·군 1부류 대상 물자 공급소는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급소와는 다르게 별도로 마련돼 월, 분기별로 식량, 식료품, 공업품 등을 공급하는 곳이다.
이에 각 공급소는 4일부터 7일까지 매일 0시부터 새벽 2시 사이 백대버스와 군 기동대 풍차(화물칸에 천막을 친 차량)를 이용해 물자들을 배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백대버스는 북한에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참가자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지만 신속한 새벽 배송을 위해 이번 물자 공급에 동원했다는 설명이다. 군 기동대 차량은 중앙의 명령으로 긴급 호송 인원이나 물자를 나를 때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이번 명절 공급 품목은 돼지고기 정육 10kg, 냉동 닭 10~14마리, 동태·냉동 꽁치· 냉동 가재미(가자미) 한 깡판(10kg)씩과 사과, 귤, 건과일, 기름, 식초, 사탕가루(설탕), 맛내기(조미료) 등 20여 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명절 물자 새벽 운송(배송)이 며칠 동안 빨치산식으로 감쪽같이 진행됐는데 7일 낮부터 장마당에 고급 냉동 닭, 냉동 수산물, 기름 등이 풀리면서 장사꾼들의 입을 통해 고위 간부 세대들에 대한 명절 물자 공급 사실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새벽 배송이 전날 주문한 물건을 다음날 이른 아침 빠르게 받는다는 의미로 통용되지만, 북한의 새벽 배송은 주민들의 눈을 피해 모두가 잠든 시각에 특정 대상에게 은밀하게 물건 배송이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물자 공급소에서 나눠주는 정기 공급과 명절 공급이 별 차이가 없어 세대별로 공급소에서 물자를 받아 갔지만, 이번에는 특정 간부들에게만 나가는 공급이라 몰래 단체적인 새벽 운송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주민뿐만 아니라 1000여 명 공급 대상 명단에 들지 못한 다른 간부들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새벽 배송을 결정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에 이번 김 위원장 생일 기념 새벽 배송 물자 공급 대상이 아닌 다른 간부 가족들 속에서는 “당에서 특수대상화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기들부터 특수화하고 위세를 부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