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北군인들, 혹한기 열병식 준비에 동상으로 쓰러져

소식통 "참가자들, 손발 수포로 부풀어 올라 고통 호소...열병식 1월 1일 전후 개최 가능성 높아"

지난해 9.9절 열병식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영하 10도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겨울 장시간 열병식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군인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당국은 열병식 훈련 인원 3만여 명을 선발하고 고강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12월 초에는 훈련장 집합 시간이 아침 10시였지만 지난 15일 이후에는 새벽 5시에 기상해 6시까지 식사를 마치고 아침 7시부터 야외 훈련을 시작하고 있다.

또한 점심에도 실내로 복귀하지 않고 야외 천막에서 주먹밥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낮 최고 기온도 영하 5도에 불과해 참가자들은 점심 식사 시간에도 장갑을 벗지 못하고 장갑을 낀 채로 주먹밥을 먹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훈련 중 화장실에 갈 수 없기 때문에 점심에도 따뜻한 국물이나 물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있고 최소한의 수분 섭취만 하도록 지시하는 등 참가자들이 비인간적 처우 속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천막에서 숙식을 하는 것은 아니고 평양 사동구역에 위치한 4·25여관에서 취침을 하고 있다.

혹한기에 야외 훈련이 하루 10시간 이상 이뤄지고 있는 탓에 참가자들이 동상으로 쓰러져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추운 겨울에 야외에 장시간 서서 훈련을 하다 보니 피 오줌을 누는 사람이 다반사이고 손과 발이 수포로 부풀어 올라 고통을 호소하는 참가자도 많다. 

봄이나 여름철 열병식보다 도중 하차자가 3배 이상 많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더 이상 훈련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평양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소속 부대로 즉시 복귀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대개 열병식 훈련은 최소 4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전부터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엔 각 부대에서 종대 훈련을 시작한 지 2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최종 집합 훈련까지 이뤄지고 있다. 

열병식 개최 시점이 언제인 것으로 파악되냐는 질문에 소식통은 “시점은 중앙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확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열병식) 상무 지휘부에서는 30일이나 새해를 맞는 1월 1일 0시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휘부 내 분위기대로 열병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인 오는 30일에서 1월 1일 사이에 진행된다면 단순한 수령 우상화보다도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 최고 업적으로 꼽는 핵무력 완성 및 핵 정책 법제화에 대한 선전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공격용 핵무기의 도열과 함께 김 위원장이 최고사령관으로서 핵무기에 대한 유일한 결정권자가 됐음을 공개적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2월 8일이 조선인민군 창설 75주년이기 때문에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북한문화 특성상 인민군 창설일을 대비한 열병식 훈련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렵다.

소식통은 “열병식 개최 시점은 상부 명령이 나야 알 수 있는 일이지만 현재 최종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