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서 식료품 등 들여와…갑자기 왜 화물열차 재개했나

북러 화물열차 재개하자 인력 파견 준비 작업이라는 관측 나와…수입만 하고 수출은 '0'

북한 라선시 국경 지역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과 러시아 간 화물열차 운행이 이달 초 재개된 가운데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식료품과 유류제품 등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선박을 통해 밀거래를 해왔던 북한과 러시아가 왜 갑자기 화물열차 운행을 시작했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열차를 이용해 러시아로부터 밀, 식용유, 치즈 등 식료품과 휘발유, 경유, LPG(액화석유가스) 등 에너지 제품을 주로 들여왔다.

통밀 상태로 들여온 밀 일부는 양정사업소로 운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7월 말에도 러시아로부터 밀을 수입했는데, 최근까지 이어진 러시아와의 밀거래에서 밀은 빠지지 않는 수입품이라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제14기 5차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밀 파종 면적을 2배 이상 늘려 인민들의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 후 북한 당국은 밀 파종 면적뿐만 아니라 밀 수입도 확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 이달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식료품 중 눈에 띄는 것은 식용유다. 그동안에는 러시아로부터 식용유를 들여온 적이 없었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러시아에서 수입된 식용유는 4.5kg짜리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었으나 표면에 상표가 전혀 붙어있지 않아 언제, 어떤 재료로 만들어진 제품인지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치즈와 버터 같은 유제품도 이달 러시아 수입품에 포함됐는데 질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고 한다. 이 치즈와 버터는 전량 인민군 식량으로 보급돼 이른바 ‘빠다기름’이 한 숟가락 얹어진 밥을 하전사들이 상당히 좋아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에너지 제품의 경우 지난 9월에도 선박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상당량이 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수입된 에너지 제품 중 가장 많이 반입된 품목은 경유였고, 휘발유나 LPG가스도 적지 않은 양이 수입됐다고 한다.

기존 선박을 통한 수입에는 포함되지 않다가 이달 열차를 통한 수입에 새롭게 포함된 품목은 목재다. 통나무가 아니라 두꺼운 각목 형태의 목재가 들어와 대부분 건설용 자재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반면 화물열차를 통해 북한에서 러시아로 반출된 수출품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라선역에서 러시아 하산으로 열차가 나갈 때는 항상 비어있는 채로 나갔다는 것이다.

한편 그동안 선박으로 많은 양의 수입품을 반입해왔고 선박을 이용하면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데도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하자 북한 내부에서는 ‘열차를 이용해 인력을 파견시킬 준비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의 취재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러시아에 파견할 새로운 노동 인력을 이미 선발했으며 이들에 대한 파견 준비를 마친 상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러시아 점령지역 파견 노동자 2차 선발 추가 모집…송출은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