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불명 노래 부르는 행위 단속 강화…청년들 “숨쉬기 힘들다”

청년동맹 규찰대 재정비하고 거리로 내보내…혁명가요·대중가요 왜곡해 부르는 행위도 단속

북한 학생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캡처

최근 북한이 청년들 속에서 출처가 불명한 노래를 부르거나 가요 가사를 바꿔 부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전국의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조직에 출처가 불명확한 노래를 부르거나 사상성이 높고 혁명성이 높은 노래를 왜곡해 부르는 현상과의 투쟁을 강도 높게 벌일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다.

북한은 이번 지시에서 “청년들 속에서 당의 요구와 의도를 폐부로 느끼지 못하고 시대와는 전혀 맞지 않게 노래를 제멋대로 왜곡해 부르는가 하면 출처도 명백하지 않은 노래들과 퇴폐적인 노래를 손전화(휴대전화)에 저장하거나 수첩에 적어가지고 다니면서 부르는 현상들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각 도·시·군 청년동맹 조직들에서는 규찰대를 재정비하고 지난달 말부터 거리와 마을에 내보내 청년들이 소지한 휴대전화나 학습장, 수첩 등을 검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년동맹 규찰대는 휴대전화에 외국 노래를 저장해 길거리에서 버젓이 듣고 다니는 청년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청진시에서 진행된 청년동맹 규찰대의 집중 단속 과정에서 한국 노래를 휴대전화에 저장해놓고 듣던 10여 명의 청년이 걸려들어 문제시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단속된 청년들은 청진시 청년동맹위원회가 만든 사상교양 및 처벌 규정에 따라 3일간 비판서를 쓰고 20일간의 강제노동에도 처해졌다”고 말했다.

이밖에 혁명가요나 북한 대중가요의 가사를 비아냥조 섞인 내용으로 바꿔 적은 수첩을 가지고 다니던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학생 20여 명도 청년동맹 규찰대에 단속돼 구역 청년동맹위원회에 불려가 수일간 비판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한은 미래를 짊어질 새 세대 청년들의 사상 이완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면서 외부 문화 유입·유포 등 체제 불순 행위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주로 한국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같은 이른바 ‘불순녹화물’을 시청하는 행위를 단속하는 데 집중해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출처 불명의 노래를 부르거나 북한 가요 가사를 현실 비판적, 풍자적인 내용으로 바꿔 부르는 현상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소식통은 “청년들을 향한 국가의 조직적인 통제와 단속은 해마다 이뤄지고 있다”며 “불순녹화물이나 출처 불명의 노래들이 청년들을 썩고 병들게 한다며 강도 높게 사상단속을 하는 실정에 청년들 속에서는 ‘이제는 숨쉬기조차 힘들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