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방역사령부 “방역장벽 물샐틈없이” 지시문 내려

방역전 승리 선포 뒤에도 긴장성 유지 강조…소식통 "곳곳에 단속원들만 늘어나"

북한 함경북도 경흥군의 방역일꾼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방역전 승리를 선포한 상황에서도 국경의 방역장벽을 공고히 하는 등 긴장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

25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9일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전국의 비상방역지휘부들에 “비상방역의 고삐를 순간도 늦추지 말고 방역장벽을 물샐틈없이 구축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이번 지시문에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모든 기관 기업소들을 정상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비상방역 조치의 완전한 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라는 것을 명심하고 비상방역의 고삐를 순간도 늦추지 말고 계속 조여 검병 검진 강화, 공공장소에서의 소독사업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경과 공중, 해상을 통한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유입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며 “비상방역이 장기화될수록 사소한 방심과 해이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방역장벽을 철통같이 견지하고 방역사업을 강도 높이 전개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이 같은 지시문을 내린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악성 전염병(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었음을 밝힌 데 따른 주민들의 방역 의식 해이와 그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사소한 방심과 해이도 허용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순간의 방심과 해이도 허용하지 말고 고도의 긴장성을 항시적으로 견지하는 것은 세계적인 보건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우리가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앞선 22일에도 ‘서로 방조하고 통제하는 기풍을 높이 발휘해나가자’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계적인 보건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해나가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방역 의식과 각성을 철저히 견지하여야 한다”며 경각심을 당부했다.

이렇듯 북한은 코로나 방역전 승리를 선언한 뒤에도 재확산 가능성을 경계하며 고도의 긴장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등의 선전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함경북도 비상방역지휘부는 시·군 비상방역지휘부들에 이 같은 내용의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지시문을 전달하고, 방역 강화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회령시 비상방역지휘부는 성원들을 공장 기업소와 공공장소 등에 내보내 방역 상태 점검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근 시간에 공장 기업소의 출입구 앞에서 종업원들의 마스크 착용 상태와 발열 여부 등을 살피고 작업장 소독 등을 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비상방역지휘부 성원들은 국경봉쇄 임무를 수행하는 군부대와 보위기관의 방역 실태도 꼼꼼히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촉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악성 전염병 사태가 종식됐다고 발표해 일상생활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달라진 게 하나도 없고 오히려 비상방역을 명목으로 거리와 마을의 곳곳에 단속원들만 더 늘어난 상황”이라며 “비상방역을 명목으로 한 국경봉쇄와 통제 조치를 보면 결국 주민들을 또다시 기만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