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며칠째 지속된 호우에 남북 공유하천인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열어 방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북측이 사전 통보 없이 수문을 개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는 30일 오후 출입기자단에 공지문을 보내 “지난 주말부터 북한 지역 내 호우로 인해 북한은 최근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경기 연천군 필승교 수위(관심수위 기준 7.5m)가 오늘 새벽 1시 5m에서 오후 2시 3.24m로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해 북한이 황강댐 방류량을 급격하게 늘린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통일부는 “황강댐 수문 개방이 사실이라면, 우리 측이 북측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아무런 사전 통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통일부는 “정부는 이러한 황강댐 수문 개방으로 인한 북한의 방류를 감안해 미리 군남댐 수위 조절 등을 통해 대비해 왔다”며 “정부는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측 지역의 강우 및 방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우리 측 수역의 관리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재산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앞서 지난 28일 “장마철 남북 접경지역 홍수 피해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라며 북측에 댐 방류 시 사전 통지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낸 바 있다.
이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북측은 수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북한은 29일에 이어 30일에도 연락사무소 정기 통화에서 우리 측의 사전 통지 요구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정부는 최근 장마철 폭우에 관한 북한의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측이 황강댐 수문을 열어 방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북측이 일방적으로 수문을 개방할 경우 우리 측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 합의에 따라 이를 사전 통지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북한은 이에 답변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실제 지난 2020년 북한이 사전 통지 없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해 임진강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인근 경기도 파주, 연천 지역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