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쏟아진 평양서 하수도 범람…피해 막으려 ‘총동원령’ 내렸다

시 인민위원회 긴급 행정지시 하달…동원된 시민들 하수도망 파기·농장 배수로 파기 작업 진행

북한 조선중앙TV가 26일 전날(25일) 평양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피해 상황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화면 속 평양 시내 강물이 잔뜩 불어나 있다. /사진=연합

북한 수도 평양시에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시 인민위원회가 폭우에 따른 도로 및 농경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보건위생과 농사 작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주민 ‘총동원령’을 내려 대응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은 “25일 평양시 인민위원회 지시로 각 구역, 동, 인민반, 기관 기업소, 단체에 큰물(홍수) 피해막이와 관련한 행정지시가 내려와 긴급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28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인민위원회는 폭우로 인한 평양 시내 도로 침수와 주변 구역 농경지 침수를 막고자 각 구역 인민위원회, 기관 기업소, 동, 인민반, 학교 등에 사실상 총동원령에 해당하는 행정지시를 내렸다.

특히 시 인민위원회는 평양 시내에서 도로 위로 물이 범람하고 있는 일부 구역들에 폭우로 메어버린 하수도망 파기에 총력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평양시에서도 지대가 낮은 평천구역, 대동강구역에서는 흙이 하수도망으로 흘러 들어가 막히는 바람에 빗물이 빠지지 못하고 거꾸로 올라와 흐르고 있다”면서 “넘친 하수돗물의 악취 냄새가 말도 못 할 정도”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시 인민위원회는 평양시 주변 구역의 농장 배수로 파기에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라는 행정지시를 내려 시내 농업 부문에서도 비상 행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미 주변 구역 기관 기업소, 동, 인민반에서 담당 농장이 정해져 맡은 농장의 포전(밭) 배수로 치기, 제방 쌓기 및 보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수도 시민들은 평상시 하수도 및 농경지 배수 시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기본적인 상하수도망 관리, 하천 정리와 저수지 보수, 배수 시설 정비가 잘 돼 있지 않다면서 일 생길 때마다 사람들의 머릿수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치산치수가 돼 있어야 한다고들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한쪽에서는 이번 폭우로 쌀, 강냉이(옥수수), 남새(채소) 등 식량 생산에서 평양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겠다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장마철 수질 오염으로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시 인민위원회에 도로 위로 오염수가 범람하지 않도록 현재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다른 구역도 미리미리 방지책을 세우는 데 주력하라는 별도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자기 지역, 자기 단위를 억척같이 지키기 위한 사업 강력히 전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구역, 군들의 당, 행정, 근로단체 일꾼들은 인민의 생명 안전을 전적으로 책임졌다는 비상한 자각을 안고 위험개소들을 구체적으로 장악하면서 피해막이 대책을 빈틈없이 세워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