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에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 도당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식량에 여유가 있는 주민들 즉, 부유층에게 어렵고 힘든 세대들을 위한 ‘식량 지원’을 호소하는 문제가 토의됐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지난 19일 도당위원회에서 도당책임 비서가 직접 주도하는 긴급회의가 열렸다”면서 “회의에는 도당과 시당, 검찰, 보위, 안전, 인민위원회 등의 책임일꾼들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는 보릿고개 접어들면서 도내 주민들이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 언급됐고, 이에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과 방안에 대한 토의가 진행됐다.
이 회의에서 도당 책임비서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도 인민들을 위해 자신과 가족의 상비약을 기부하셨는데 우리가 가만있으면 되겠는가’라며 주민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일꾼들이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책임일꾼들부터 집에서 여유 미(米)를 찾아 모으는 운동을 시작하고, 주민들에게 어렵고 힘든 세대들을 위해 쌀과 돈을 지원함으로써 지금의 난관과 고비를 다 함께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호소할 것을 주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위안화나 달러를 가지고 있는 주민들이 돈의 출처 때문에 괜히 트집잡힐까 우려해 지원을 꺼릴 수 있으니 돈의 출처를 묻지도 따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려주라고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이 회의가 있고 난 뒤 실제 회령시 남문동의 김모(40대) 씨 세대에 시당 조직부장과 동 담당비서가 찾아와 ‘지금 나라 식량 사정이 어려운 만큼 있는 사람들이 없는 세대들을 도와줘 이 난관을 다 같이 극복하자며 얼마라도 좋으니 쌀이든 돈이든 여유가 있는 만큼 양심껏 지원하라’는 부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씨는 다음날 동사무소를 찾아가 북한 돈 100만 원과 쌀 25kg을 기부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도당은 인민위원회를 통해 식량이 없어 굶는 세대들을 파악하고, 현재 모인 쌀과 돈을 전달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식량난에 코로나 봉쇄까지 겹치면서 현재 주민들의 어려움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식량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면 주민들 속에서 ‘코로나에 걸려 죽기보다 먹지 못해 굶어 죽겠다‘는 말이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도당 긴급회의에서는 식량문제가 심각한 만큼 장마당에서 상인들이 식량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는 문제에 대한 토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22일 기준) 회령시 장마당 쌀값은 1kg에 7000원, 강냉이(옥수수) 1kg 값은 3400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각각 1700원, 900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