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주민들 명절 공급 없자 “이번 태양절은 실속 없는 말 잔치”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110주년을 앞두고 경축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지만, 지방의 일반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혜산시에서는 올해 태양절을 국가 최대의 명절로 성대히 경축하라는 지시에 따라 주민들이 각종 행사 준비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혜산시에서는 인민반과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조직을 통해 매일 같이 거리와 마을 청소, 도로 철길 주변 정리 등 각종 동원사업에 주민들을 불러내고 있다. 태양절을 뜻깊게 맞이하기 위한 일종의 준비 차원에서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의 분위기는 시들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무엇보다 현재(13일 기준)까지 명절 물자 공급에 대한 어떠한 지시도 내려지지 않고 있어 주민들 속에서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명절이라는 것은 최소한 이밥에 고깃국은 먹어야 하는데 아직 된장, 소금 준다는 말도 없다”면서 “그래서 주민들은 이번 태양절은 말로만 떠드는 실속 없는 말 잔치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말로만 인민들을 위한다고 선전하는데 안을 들여다보면 주민들을 고혈을 짜내는 것이 지금의 인민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며 “이제는 (선물을) 기대하지도 않는 주민들은 국가적 명절을 운운하지 말고, 스스로 먹고살 수 있게 통제를 줄여주는 것이 우리에게는 명절이고 선물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