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 80주년을 계기로 도내 혁명전적지 답사에 나선 함경북도의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이하 청년동맹) 일꾼들이 전적지 주변에서 술을 마시다 걸려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함경북도 청년동맹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광명성절과 연관된 행사 일정으로 도내 혁명전적지 답사를 조직했는데 몇 명의 일군(일꾼)들이 전적지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 문제시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도 청년동맹은 도내 대학 및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대표들을 뽑아 도내 혁명전적지를 답사하도록 하고, 그곳에서 김정일이 대학 시절에 지었다는 시 ‘백두의 행군 길을 이어가리라’를 낭송하는 학교별 경연 모임을 진행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본래 이 행사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기로 돼 있었는데 청진광산대학 청년동맹 위원회 일군 5명이 전적지 주변 멀지 않은 곳에 차를 세워놓고 차 안에서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다가 전적지 보위원에게 들켰다”고 말했다.
당시 청년동맹 일꾼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추운 고산지대의 2월 날씨에 일정 거리를 행군해 오고 전적지 앞에서 몇 시간 동안 행사까지 치르느라 얼어붙은 몸을 좀 녹이고 떠나자면서 차 안에 모여앉아 간단한 요기를 하던 중이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적지 주변에서 먹자판을 벌인 이들의 행위는 곧 도당위원회와 도 청년동맹에 신고됐고, 그 자리에서 즉시 강제 귀가 조치된 이들은 이튿날 도당 간부부와 도 청년동맹에 불려가 온갖 욕을 다 먹고 조직적으로도 사상 생활총화의 연단에 서서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도당은 ‘일반 망나니들도 아니고 대열을 이끌고 나가는 기수가 돼야 할 청년 일군들이 전적지에서 먹자판을 벌이는 이런 일을 저지른다는 것은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면서 이들의 행위를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청년동맹 일군들은 아직도 조사받는 중”이라며 “도당은 이들의 지난 기간 사업 정형(실태)과 평상시 개체생활에서도 제기된 일들이 있는지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당중앙이 청년들의 사상 문제와 정치정서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형편에서 이 사건은 단순하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청년도 아니고 청년동맹 일군들이 청년 혁명가의 영상(이미지)을 흐린 것으로 해임·철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