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화물열차 절반이 빈 상태”…무역 확대 앞두고 빨간불?

소식통 "의주 방역시설 포화상태…보관 물품 도난에 당국도 골머리"

지난달 16일 오전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역으로 들어온 북한 화물열차의 모습. 화물열차 앞에 흰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을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지난 1월 중순 북중 간 화물 열차 운행을 재개한 가운데, 최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평안북도 신의주로 들어오는 화물열차의 절반이 비어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당국이 갑자기 늘어난 수입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중국에서 신의주로 들어온 화물열차의 빵통(화물칸) 두 개가 완전히 빈 상태였다”면서 “나머지 두 개 빵통에만 물건이 실려있었다”고 전했다. 

2년여 만에 화물열차 운행이 시작된 지난달 16일 직후에는 10량이 넘는 열차가 운행됐고 화물칸에 물건이 가득 찬 상태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점차 적재량이 줄기 시작해 7~8량짜리 열차가 운행됐고, 최근에는 4량짜리 화물열차도 물건을 모두 싣지 못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신의주를 통해 반입된 수입 물량을 적치하는 의주 방역시설(국가서부물류종합처리장)의 수용 능력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빈 화물열차가 들어오는 것은 의주에 물자가 가득해 더 많은 물건을 받기가 어려운 것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 일정과 수입량에 대한 조절은 의주 방역시설의 수용량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물건에 따라 방역시설 격리 기간이 다르지만 길게는 두 달까지 보관되는 물건이 있기 때문에 반출입 흐름이 원활치 않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에서 들어온 수입품이 보관돼 있는 의주 방역시설에서 물품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매일 밤 수십 명이 의주 방역시설에 쌓여있는 물자를 도둑질해가고 있다”면서 “물자 보호를 위해 보초를 세워뒀지만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닌데다 이들이 방역시설 주변 지리에 밝아 절도를 막기가 힘든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이 의주 방역시설에서 훔쳐간 물건은 식료품, 플라스틱 수도관, 의약품 등 그 종류가 다양하며 절도범들은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가능한 많은 물건을 빼돌려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30대 남성 두 명이 방역을 위해 적치돼 있던 건설자재와 의료용품 훔친 것으로 확인돼 법적 처벌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의 방역시설 접근을 금지하고 있고 방역물품 절도자에 대한 본보기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방역물품을 노리는 주민들은 줄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처벌이 강해져도 수입품을 훔치려고 기웃거리는 주민들이 여전히 많다”며 “경제 사정이 너무 좋지 않다보니 목숨걸고 도둑질이라도 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