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 선택 북한 대학생들 울분의 호소… “국경 봉쇄 해제해 달라”

청진광산금속대학.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에서 2년 넘게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경 봉쇄가 경제난으로 이어지면서 자퇴를 하는 대학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올해 들어 혜산시 대학교들에서 대학 자퇴생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사태 장기화로 경제난과 식량난에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학교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공업대학(혜산시 소재) 자퇴 학생 수는 지난해부터 증가해 올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엔 한 학년에서 5~7명 정도였는데, 올해 방학을 마치고 돌아오지 않거나 대학을 포기하겠다고 대학 측에 전달한 학생의 수는 한 학년당 10명 이상이라는 전언이다. 또한 인근 혜산광업대학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여기서 대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은 농촌에서 올라와 기숙사 생활을 하거나 제대군인이라고 한다. 이들은 학교에서 부여하는 경제적 과업(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집안 형편을 고려해 스스로 자퇴를 선택하고 있다.

혜산시에서 대학생들은 대체로 역전이나 밀수꾼들의 짐을 나르는 일을 하면서 그나마 학교에 바칠 수 있는 돈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 간 이동은 물론 북중 밀무역이 차단되면서 돈을 벌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실제 양강공업대학 3학년 학생 최 모(20대) 씨는 코로나 이후 1년은 부모의 도움으로 버텨왔지만, 올해 새 학년도 학업을 포기했다. 자신의 뒷바라지를 위해 온 가족이 고생하는 모습에 결국 자퇴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학교에 가면 매일 같이 평양시 살림집 건설 삼지연 건설 인민군대 지원 등 경제과업을 수행해야 된다”면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같이 (중국돈) 30~50원(元)을 내야 하는데 어떻게 대학을 다닐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지난 국경봉쇄 2년간 대학에 바치는 돈을 자체로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많은 학생들이 대학을 포기하는 선택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라면서 “이 같은 실정 때문에 청년들은 봉쇄 해제를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