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시, 광명성절 맞아 10일분 식량공급…돼지고기는 자체마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일 생일(광명성절로 선전) 80주년을 맞아 15일 “태양의 성지 삼지연시에서 축포발사가 있었다”고 16일 보도했다. 삼지연시는 북한이 ‘백두혈통의 혁명성지’로 부각하는 곳이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김정일 생일(16일, 광명성절로 선전) 80주년을 맞아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를 개최(15일)한 가운데, 앞서 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10일분 식량과 명절 물자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삼지연시를 ‘백두산 3대 장군’의 발자취가 있는 곳이자 김정일의 고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대에 대한 우상화를 강조함과 동시에 현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7~11일 사이 삼지연시 주민들에게 식량과 명절 물자가 공급됐다.

우선 이번 명절 물자는 세대별 10일분 식량과 밀가루 2kg, 식용유 1kg, 설탕 500g, 사탕, 과자 각 500g, 간장, 된장 각 1kg 등 총 16가지가 공급됐다.

앞서 지난달 중순 삼지연 쌍두봉세관에서 국가보위성 주도로 일명 국가 밀수로 불리는 비공식 무역이 진행됐는데, 이를 통해 식량과 밀가루 식용유 등 생활필수품을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등 실무 처리 이후 주민들에게 공급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양강도에서는 ‘국가밀수’… ‘광명성절’ 맞아 명절 공급 단행 목적)

다만 시장가의 1/3 가격을 받고 공급해줬고, 김정일의 출생일이 2월 16일인 만큼 명절 물자 가지 수를 16가지로 맞췄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반면, 돼지고기는 각 공장 기업소들에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민들 속에서 아침 돼지 고깃국을 먹어야 명절을 잘 보냈다고 할 정도로 돼지고기 공급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그런데 삼지연의 경우 지리적으로 가축을 기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난 3년 여간 살림집 건설 후유증으로 자체적으로는 사실상 공급 여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중앙에서는 ‘세대별 돼지고기 500g 이상은 무조건 보장해주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공장기업소 책임자들이 돼지고기 구입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당국이) 광명성절 80돐(돌)을 성대히 경축하라고 주문한 만큼 시(市)안의 일군(일꾼)들이 발이 닳도록 뛰어다녔다”면서 “그나마 지난달 국가밀수로 들여온 물자들로 기본적인 공급은 진행했지만 돼지고기를 해결 못해 골머리를 앓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지연시는 행정적으로는 양강도에 소속되어 있지만 내적으로는 중앙에서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한다”면서 “이번 명절물자도 중앙에서 특별히 신경써서 준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당국은 수도 평양 시민들을 대상으로는 이례적으로 세대당이 아닌 1인당 공급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식료품과 생선은 각종 부식물과 더불어 생활 필수품까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양을 공급했다고 한다.

다만 평양과 삼지연시와는 달리 다른 지역에서는 ‘자력갱생’ 기조가 강조됐다는 후문이다.

양강도의 다른 소식통은 “1인당이 아닌 세대당 식용유 1병, 술 1병, 간장 500g, 당과류 500g이 공급됐다”면서 “중앙에서는 각 지역에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말만 했지, 어떤 물품을 특별히 내려준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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