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기계 부속품 및 각종 물자 도둑질이 여전히 극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농기계뿐만 아니라 어선 부속품과 어구를 훔치는 사례도 발생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물자와 설비 도적이 많아 사회가 혼란스럽다”면서 “최근에는 차고에 들어가 자동차 타이어를 훔치는 사람들이 많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개인이 생계를 위해 단체의 물건을 빼돌리는 일과 일부 기관에서 필요한 자재를 마련하기 위해 타 단체의 재산을 훔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소식통이 물자와 설비를 훔쳤다고 언급한 점에서 이번 문제는 전자보다 후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의 사회협동단체들은 연간 생산 할당량을 국가에 내야 하며 목표를 충족하지 못할 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에 생산량과 직결되는 장비의 유지, 보수, 정비도 필수다.
그런데 국경 봉쇄 장기화와 그에 따른 경제난으로 북한의 사회협동단체들은 부속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유지 정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타 기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다.
실제, 관리자들의 비호 아래 다른 기관의 소나 트랙터의 부속품을 훔치는 사례가 빈번하게 포착되고 있다.(▶관련기사 바로가기 : “농기계 출범식서 트랙터 엔진 고장”…북한, 부품 수급 차질 심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각종 회의나 대회를 통해 인민 생활에 직결되는 농업, 경공업, 수산 부문에서 생산을 늘리고 원료, 자재의 국산화를 실현하자고 말해왔다. 특히 그는 각종 기계의 부속품을 국산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부속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기관, 단체들이 서로의 것을 훔치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북한의 각종 선전이 얼마나 공허한 구호인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소식통은 어업에 필요한 선박 부속품이나 어구를 훔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최근 다른 배에 올라가 전동기를 떼다 파는 일도 발생했다”면서 “도적들이 고난의 행군 시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최근 평원군 한천수산사업소의 한 선장은 모자라는 그물 떼를 보충하기 위하여 다른 수산사업소에서 쳐놓은 그물과 대형 떼 28개를 훔쳤다”면서 “훔친 물건 중 일부는 자기 배에 설치하고 나머지는 팔아 술과 고기를 사 먹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로 인해 다른 수산사업소는 2700만 원(북한 원)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면서 “선장은 결국 체포돼 법적 처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처벌 수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이런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범죄자들의 행위를 공개하고 본보기로 처벌하고 있어 가볍지 않은 형량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형법(91조)에는 국가 및 사회협동단체의 재산을 훔친 자는 최소 1년에서 최대 9년 이하의 노동 단련형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