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남도에 폭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현재 피해복구 작업에는 도(道)에 주둔하고 있는 육·해·공 공병부대가 모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피해복구에는 함경남도에 주둔하고 있는 108훈련소와 7군단 공병부대를 비롯해 동해함대사령부 직속, 산하 전대의 공병부대들과 공군2사단 지휘부 직속, 덕산비행장의 공병부대들도 다 동원됐다”고 전했다.
그 외 공병이 아닌 일반 군인들까지 포함해 총 3000명 정도 되는 투입 병력은 현재 침수되거나 파괴된 주택, 도로, 철길, 다리, 농경지 등에서 피해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작년에 피해복구에 나섰던 부대들이 작년에 담당했던 구간으로 다시 나갔다”며 “동원된 시기도 비슷하고, 지역도 같고, 작년에 했던 일을 올해 또 반복하니 군인들 속에서는 ‘나라가 치산치수 사업을 똑바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말짱 도루메기(도루묵)다’ ‘작년에도 혼났는데 이번에 또 이러는구나’ ‘눈가림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 나온다”고 했다.
특히 피해복구 현장에는 108훈련소, 7군단, 동해함대사령부, 공군2사단의 참모장들이 다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부 직속참모나 부부장 등이 현장 책임지휘관으로 와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한층 지위가 높은 이들이 나와 잡도리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는 그만큼 북한이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동원된 부대 중 일부는 현장에 천막을 치고 숙식하면서 밤샘으로 피해복구 전투에 나서기도 하지만, 일부 부대는 아침저녁으로 피해복구 현장에 출퇴근하면서 이동식 밥차를 가지고 나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주로 불어 터진 국수를 먹어왔던 군인들은 피해복구 동원 이후 식사로 강냉이밥이 나오자 크게 기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일부 군인들은 “외부 작업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소식통은 “군인들 먹거리가 한심한 것을 현지 주민들이 알게 되면 인민군 영상(이미지)이 흐려지는 것도 있고, 부대 후방부들 간에 자존심 싸움, 경쟁도 있어서 동원 때는 평소보다 훨씬 좋은 것들을 내주고 있는 것”이라며 “군인들은 그동안 기름 한 방울도 안 섞인 음식을 먹다가 동원나와서 기름이 둥둥 뜬 국과 찔개(반찬)를 먹으니 눈알이 돌아간다고 할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피해복구에 필요한 자재는 중앙이 50%를, 나머지 50%는 함경남도가 자체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도가 자체로 자재를 보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지역의 당, 정, 군은 물론 일반 주민들에게도 자재 마련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주민들에게 절대 세부담을 주지 말라는 방침까지 내렸지만, 실제로는 인민군별, 인민반별, 기관단체별로 예비자재를 내든 뜯어오든 해서 바치라고 하고 있다”며 “개인도급제로 못, 꺾쇠, 판자, 세멘트(시멘트), 모래, 삽, 장갑 등을 다 쪼개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피해받은 사람들만 제외됐고 도당 책임일군(일꾼)들부터 싹 다 참가하고 있는데 낼 것이 없으면 돈으로 내든지 조직의 승인을 받아 다른 것으로 대체해 내든지 해야 한다”며 “사실상 세부담이지만 위에서는 다 같은 도민이니 한집안 식솔들로 여기고 지원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고 있어 주민들은 입 밖으로 세부담이라고 말도 못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중에 중앙에서 보낸 피해복구용 물자들은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실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앞서 9일 1면 기사를 통해 “피해복구용 세멘트(시멘트)를 실은 집중수송열차들이 연이어 해당 지역들에 도착하고 있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신문은 10일 함경남도 당위원회가 피해복구를 위한 조직정치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지난 5일에 이어 8일 신흥군 피해복구 현장에서 도당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또다시 열고 대책적 문제를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폭우와 큰물(홍수)로 발생한 피해를 하루빨리 가시기 위한 국가적인 긴급대책들이 시급히 강구되고 있다”며 “피해복구 전투를 중앙에서 강력하게 지원할 데 대한 당중앙의 뜻을 받들고 내각과 성, 중앙기관 일군들로 큰물피해복구중앙지휘조가 구성됐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