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특별명령서’ 이행…주민에 “군량미 풀어 식량 공급” 예고

소식통 "인민반 회의 통해 3개월 공급 약속...무료 아냐, 실제로는 싸게 판매하는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열린 노동당 제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원회의 셋째날 본인의 서명이 담긴 ‘특별명령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각 지방에 군량미를 풀어 주민들에게 공급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현지에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23일 청진시에서 동별 인민반 회의가 열렸다”면서 “회의에서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별명령에 따라 2호미(군량미)를 푼다는 지시사항이 주민들에게 전달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9월 말까지 식량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당국은 약속했다. 즉, 3개월간 국가가 책임지고 먹는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한 것이다.

또한 매주 5일분을 세대별로 성인-아동 급수에 따라 배급량을 정확히 계산해서 공급한다는 원칙도 공표했다. 즉, 하루에 직장인 700g, 부양가족 300g, 미취학 아동 300g의 곡물을 공급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무료 공급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다만 시장에서 판매되는 쌀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청진 수남 시장에서 현재 쌀 1kg이 58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당국은 이를 4000원에 공급해 준다는 것이다. 말로만 ‘공급’이지, 실제로는 싸게 판다고 볼만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원래부터 공급이라고 해 놓고는 국정가격을 받아왔었다”면서 “예전에는 쌀 국정가격이 엄청 눅었지만(쌌지만), 지금은 많이 올라가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세계적으로 식량문제를 가지고 요란하게 떠드는 나라는 보기 드물 것”이라면서 “언제까지 쌀 몇 키로(kg)를 싸게 받고 기뻐하는 세상에서 살아야 할지 앞날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량미가 풀린다는 지시가 하달되면서 시장에서의 식량 가격이 움찔하고 있다”면서 “실제 식량 공급이 이루어진다면 가격이 소폭이나마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개최한 노동당 제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원회의에서 식량난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또한 특별명령서를 공개했는데 바로 여기에 쌀 공급 문제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중심으로 애민 정치를 통한 주민결집을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열악한 전기, 수도 문제 등을 해결할 대안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