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염 고통 참아가며 경축공연을…北, 충성심 대대적 선전

전국 각지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89주년을 뜻깊게 경축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4월 26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25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일 경축공연에서 충수염(맹장염)의 고통을 참고 무사히 행사를 마친 뒤 쓰러진 여성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충성심을 평가받고 널리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청진시의 한 여성 주민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을 맞으며 경축공연에 참가했는데 갑작스러운 복통이 시작된 위기에서도 마지막까지 공연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쓰러졌다”며 “도당은 그의 충성심을 높이 평가하고 그의 소행을 널리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40대 초반의 이 여성 주민은 청진시의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기동예술선동대에서 활동하면서 인민군 창건일을 앞두고 한 달 전부터 경축공연을 준비해왔는데, 행사 당일 무대에 오르기 전 갑자기 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그는 하복부의 통증으로 일어나기도 어려워했지만, 고통을 참아내고 무대 위에 올라 진땀을 흘려가면서 가야금 병창을 끝낸 뒤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 사연을 들은 도당은 극심한 아픔을 무릅쓰고 행사를 보장한 그 여성의 충성심을 높이 평가해 유능한 의사들로 의료진까지 꾸려 수술받을 수 있게 해줬고, 절세위인들에 대한 다함없는 충성심을 발휘해 공연을 성과적으로 마치는 데 온 심혈을 다 기울이고 쓰러진 이 여맹원의 소행을 도내 방송인 3방송으로 매일같이 소개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안을 보고 받은 중앙당에서는 “어려운 때일수록 이런 투철한 혁명정신을 가진 투사들이 필요하며 이 아름다운 소행을 전국에 일반화해야 한다”면서 이 여성 주민을 잘 보살펴줄 데 대한 방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여성의 수술 경과는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개복수술을 받았는데, 맹장이 터지면서 복강 내 감염이 유발됐고 그로 인한 합병증까지 얻어 고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현재 청진시 주민들은 “이 여성이 수술 한 번 잘못 받아 평생 가져가야 하는 병을 얻었다”며 수군거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