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年 北 달력 입수] 집권 10년차에도 김정은 생일 평일

북한 2021 달력
북한의 2021년 1월 달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붉은원)이 평일이다. /사진=데일리NK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이 2021년에도 공휴일이 아닌 평일로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집권 10년차를 맞이하는 김 위원장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는 준비하지 않는 모습이다.

데일리NK가 내부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2021년 달력에는 김 위원장 생일로 알려진 1월 8일은 검은색 숫자로 표기됐으며 특별한 설명은 없었다. 또 다른 곳에서 만든 달력 역시 김 위원장의 생일은 평일로 표시돼 있었다.

이는 북한이 김일성, 김정일 등 최고지도자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선전하며 공휴일로 지정하고 기념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은 이들이 생존했을 뿐만 아니라 사망한 후에는 각각 태양절(1997년), 광명성절(2012년)로 지정하고 다른 공휴일보다 특별히 기념하고 있다. 달력상에도 해당 날짜에만 굵은 글씨체를 적용해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 제1비서(4.11),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4.13), 노동당 위원장(5.9), 공화국 원수(7.7),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12. 30)에 추대된 일도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았다. 다만, 달력에는 해당 날짜에 대한 내용이 상세하게 소개돼 있었다.

집권 10년 차에 들어서지만 김 위원장의 생일을 기념하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이거나 과장된 문구 사용을 자제하라는 김 위원장의 선전 지침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해 김 위원장은 제2차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 된다”며 “수령은 인민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인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영도자”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내년이 집권 10년차에 들어서는 만큼 특정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성과를 과시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1962년 김일성 생일부터 5년간 그리고 1975년 김정일 생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1972년과 1976년에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은 각각 민족 최대 명절로 승격했다.

또한, 올해 날짜가 겹쳤던 건군절(2.8)과 정월대보름(2.26)은 내년에 각각 휴일로 지정됐다.

북한은 지난 2018년 인민군 창건 70주년을 맞아 건군절을 김일성의 항일유격대 창설일(4월 25일)에서 정규군 창설일인 2월 8일로 바꿔 기념하고 있다. 정월대보름은 2003년부터 공휴일로 지정했으며 설, 추석과 함께 대표적인 민속 명절의 하나로 중요시하고 있다.

북한이 올해 5월 국가 명절로 재지정한 조선인민혁명군창건일은 일요일과 겹쳐 계속해서 공휴일로 지정하고 휴식을 하는지 여부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 매체들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보아 국가 명절로 기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2021 달력
북한의 2021년 달력. 특별히 추가된 기념일은 없다. /사진=데일리NK

한편, 북한에 새로 추가되거나 없어진 공휴일은 특별히 파악되지 않았다.

국가 명절인 공화국창건일(9.9), 당 창건일(10.10) 등과 민속 명절인 양력설, 음력설, 추석 등도 공휴일로 그대로 지정됐다.

그 외 국제부녀절(3.8), 국제근로자절(5.1) 조선소년단창립일(6.6) 등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휴일이다.

일요일을 포함한 2021년 북한 공휴일은 총 66일로 올해와 같다. 참고로 내년 국내 공휴일은 일요일을 포함해 총 6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