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남북통일…북핵 최종 해결도 그때’

오는 2020년까지는 남북통일이 이뤄질 “공산이 매우 높으며(a high probability)” 북한 핵문제의 최종적인 해결도 통일이 이뤄진 후에나 옛 소련 붕괴후 우크라이나 핵문제 해결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16일 발표된 신(新)’아미티지 보고서’가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또 “북핵 위협에 대한 대처 방식에서 한.미.일 3국 사이에 단기적으로 어떤 견해차가 있든, 우리가 공동의 가치와 경제 및 안보 이해의 공유로 맺어져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북한 핵위기가 어떤 방식으로 낙착되든 “세 동맹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조율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국과 ’긴밀한 실무적 관계(close working relationship)’를 유지하는 것을 미국과 일본의 과제로 제시했다.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미국의 대 아시아 전략에 관한 제언을 담은 이 보고서는 한반도에 관한 전망에서 “북한이 끝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따라서 남북통일의 시나리오들 가운데 북한의 불안정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경우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리문제가 생기고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의 불안정 시나리오에 따른 남북통일은 또 “한국에 너무 큰 부담을 줌으로써 한국의 민주제도와 경제번영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하고, 이러한 모든 시나리오에 사전대비해 “외교와 억지면에서 유례없는 기민성(agility)을 발휘해야 한다”고 미.일에 권고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90년대 이래 “(북한에) 극히 수용적인(extremely accommodating) 두 한국 대통령들과 클린턴 행정부”의 개방 제안을 거부하고 “화려한 고립”을 택한 점을 들어, 김정일(金正日) 정권이 덩샤오핑(鄧小平)식 개방의 위험을 무릅쓰기보다는 어려운 대로 기존 노선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보고, “큰 거래(Grand Bargain)” 방식의 북한 문제 해결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핵 6자회담에 대해선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contain) 하거나 동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또 6자회담이 생긴 것 자체는 “한반도에서의 변화를 관리하고 미래 동북아의 안보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창의적인 틀이 만들어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관계에 대해선, 한국이 전략적 측면에선 점증하는 중국의 힘에 우려를 갖고 있으나, 한반도의 불안정을 북한의 핵무기보다 더 큰 위협으로 본다는 점에선 “현 정부의 위협 평가가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중국과 같은 줄에 서 있다(align)”며 이 “차이점의 관리”가 미.일의 대한관계의 과제라고 특기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이러한 위협 평가는 “개혁 마인드의 386세대와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특히 “현재의 많은 한국 지도자들은 미국의 지원을 받은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투쟁과정에서 정치적 성향(political teeth)이 만들어졌다”며 “이들은 한국전쟁을 직접 체험하지 않았고 이들 중 많은 사람은 여전히 미국의 동기에 의심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혈맹”이며 새로운 도전에 대응키 위해 “우리의 동맹을 현대화”해왔다면서 “미래 동맹에선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미국이 지원역할을 하고 양국 군사력 구조와 지휘관계도 이런 관계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보고서는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거나 타결안이 의회에서 승인받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 FTA가 무산될 경우 무엇보다 미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더 커지고 한미동맹의 가치에 대한 인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걱정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 대표 집필자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가진 발표회에서 2.13 북핵합의에 대해 “주먹이나 발로 말하는 것보다 입으로 말하는 게 낫다”며 타결 자체를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으나 “좋은 합의냐 아니냐는 두고봐야 한다”고 평가를 유보했다.

커트 캠벨 새미국안보센터(CNAS) 대표는 “우리는 그동안 한미동맹을 해치는 일을 열심히 했다”고 현 한미관계를 묘사하고 “앞으로 2-3년간 한.미 양국의 전략부문들에서 이 중요한 동맹의 역량과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전략대화가 있기를 바라며, 한국의 차기 대선이 이 점에서 어느 정도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6년전인 2000년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 등 미국내 일본 전문가들과 함께 초당파적으로 만든 보고서에서 미국의 아시아 및 세계경영 전략 파트너로 일본을 적극 끌어당기고 지원해 미.일동맹을 미.영동맹 수준으로 격상시키자는 제안을 한 뒤 2001년 부시 행정부에 들어가 이 기조를 부시 행정부 대외정책의 기조로 정착시켰다.

이번 아미티지 보고서는 부시 행정부 외교정책의 ’교본’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보고서의 개정판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