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年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정… “뺑소니, 운전자격 박탈”

소식통 “교통혼잡 사고 빈발이 개정 배경…평양 차량 2부제 실시 규정”

북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정 책자.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북한 인민보안성(경찰청)이 2017년 개정해 발표한 도로교통법시행규정(우리의 시행규칙에 해당)을 통해 사고를 발생시키거나 유발한 행위를 운전자격 박탈 조항에 포함시키고 대도시 차량 2부제 등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정 개정집을 제보한 내부 소식통은 지난달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여기(북한)에서 택시나 차량 운행이 크게 늘어 교통혼잡이 발생하고 교통사고로 피해자도 늘고 있다”면서 “이러한 도로교통 환경 변화에 맞게 인민보안성에서 2년 전 시행규정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17년 6월 내각결정 35호로 채택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정은 총 8장 168조로 구성되어 있다. 도로와 보행자의 통행, 교통 시설물, 운전면허의 취득, 사고 처리, 교통혼잡 방지 정책, 교통 법규 등을 총 망라하고 있다.

북한 도로교통법 시행 규정 158조에 따르면 “차 통행질서를 심히 어겨 사람을 중상해 또는 사망시켰거나 3명 이상의 사람에게 경상해를 입혔거나 엄중한 재산피해를 낸 것”에 대해 운전자격 박탈을 규정했다.

또한 사고를 내고 도주한 일명 ‘뺑소니’ 행위도 운전자격 박탈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우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도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고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면허취소의 행정처분을 내린다.  

우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법규 위반과 사고의 경중에 따라 부과하는 벌점 또는 누산 점수(1년 누적 벌점 121점 이상이면 면허 취소 등)를 반영한다. 혈중알콜농도 0.1% 이상의 만취상태로 운전을 하거나 면허증을 대여하는 등 법규 위반자에게는 개별사건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북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정은 운전자격 박탈 행위에 사고 유발 및 도주 이외에도 ▲자동부림식화물차(덤프트럭) 적재함 규정 위반 및 이로 인한 시설물 파손 ▲교통지휘 및 신호를 위반해 사고 유발 ▲조향 및 제동장치 등 기술상태 불비로 사고 발생 ▲차 운행 제한 및 금지 도로 및 날짜에 운행 ▲술 또는 약물에 중독된 상태에서 운전 등을 규정하고 있다.

2017년 북한 보안성이 출판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정의 일부 내용.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운전자격 박탈보다 한 단계 낮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행위는 156조에 규정하고 있는데, 교통신호 위반 5회 이상 등이 해당된다. 북한 자동차운전면허증에는 위반 표식란이 있는데 여기에 총 5개의 표식이 새겨지면 면허가 정지된다.

소식통은 이 시행규정이 나오면서 평양시에는 승용차와 소형버스는 차량 끝 번호에 따라 짝수날과 홀수날로 나눠 차량 2부제를 실시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평양시 중심도로는 소형 화물차와 중형버스도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운행이 제한된다.

짝수로 끝나는 번호의 승용차가 홀수날 운행하기 위해서는 관계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최근 차량 증가로 일부 도로에서 교통혼잡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강력한 차량 통제정책을 도입한 것이다.

시행규정 21조에는 당국이 지정한 날과 시간, 해당 도로에서는 차 운행을 제한하며 부득이하게 운행하려고 할 때에는 사전에 인민보안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한 평양과 지방 도청소재지에서는 승용차, 버스 오토바이의 도로 운행이 일요일과 평일 저녁 6시 반부터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 제한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 도로교통법규가 시행되면서 일부 공장과 기업소에서는 차량의 번호를 조작해서 운행을 강행하기도 한다”며 “도로가 복잡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놓은 법이지만 차량을 확보하고도 운행을 못하게 하는 상황을 납득하지 못하는 단위와 운전수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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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